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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젠-20 vs 일본 F-35…5세대 스텔스기 동시 실전 배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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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 지난 24일 미국 조지아주 록히드마틴사 공장에서 생산된 신형 스텔스 전투기 1대가 이륙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같은 기종 전투기들과 다른 점은 기체와 날개에 일장기 문양이 그려져 있다는 점이다. 일본 항공자위대에 처음 실전 배치될 F-35A 전투기였다. 일본은 F-35 42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해 아오모리(靑森)현 미사와(三澤) 기지에 배치할 방침이다. 42대 가운데 4대는 록히드마틴에서 직접 생산하고 나머지는 일본의 미쓰비시(三菱)중공업에서 생산한다. 노후한 F-4EJ 전투기를 대체해 항공자위대의 주력기 F-15J와 함께 운용할 예정이다.

일본 “미사와 기지 42대 순차 도입”
미국서 4대, 나머지는 일본서 생산
중국, 2018년까지 36대 배치 계획
자체 기술로 기동성·공격력 개선
“F-35는 젠-20 적수 못 돼” 자신감

#2. 이보다 하루 전인 23일 중국 서남부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의 시험비행기지 상공을 비행중인 진회색 스텔스 전투기의 사진이 중국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왔다. 중국 당국은 공식 확인을 하지 않고 있으나 관찰자망 등 중국 언론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개발을 끝내고 공장 생산에 들어간 젠-20이 처음으로 중국 공군에 인도된 것”이라며 “초기 배치 대수는 4대”라고 보도했다. 젠-20은 러시아제 엔진을 이용해 중국이 자체 생산한 스텔스 전투기다. 2010년부터 개발에 들어간 지 6년만이다. 군사평론가 천광원(陳光文)은 “생산라인별로 한 달에 두 대씩 만들어내는 양산 체제에 곧 들어갈 전망”이라며 “2018년 초엔 모두 36대의 젠(殲)-20이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그 사이 엔진도 국산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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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5나 젠-20 모두 최첨단 스텔스 기능을 갖춘 제5세대 전투기로 분류된다. 우연의 일치인지, 의도된 결과인지는 모르나 중국과 일본이 거의 동시에 제5세대 전투기를 실전 배치하기 시작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도 2018년부터 F-35를 도입할 예정이다. 비슷한 무렵 러시아도 차세대 스텔스 T-50으로 무장한다. 이에 앞서 주일미군은 내년 1월부터 야마구치(山口) 현 이와쿠니(岩國) 기지에 F-35B 16대를 배치할 계획이다. F-35B는 공군용인 F-35A와 달리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해군·해병대용이다. 요미우리 신문은 “미군이 핵·미사일 개발을 추진하는 북한과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을 염두에 두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억지력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텔스 전투기의 생산대수가 아직 적어 각국의 주력 기종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들이 동북아 하늘의 제공권을 놓고 경쟁하는 시대로 접어든다는 점이다.

가장 고무된 나라는 중국이다. 여태까지 공군력에서 열세를 면치 못했으나 젠-20 실전 배치로 열세를 한꺼번에 만회하게 됐다고 자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찰자망은 27일 “1981년 일본이 F-15J를 실전 배치했을 때 중국 공군의 젠-7은 숫자도 적을 뿐더러 전투력도 훨씬 뒤처졌다”며 “97년 일본이 F-2를 배치할 때 중국의 젠-10이나 젠-11이 아직 시험 비행도 못한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젠-20의 성능이 스텔스 성능과 기동성, 원거리 공격 능력 등 여러 면에서 F-35를 앞서기 때문에 일본 항공자위대와의 전력 격차를 줄이고 역전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천광원은 “젠-20은 성능이 월등히 우세한 F-22의 대항기종으로 개발된 것”이라며 “F-35는 젠-20의 적수가 될 수 없다”고 자신했다. 일본은 F-22 도입을 추진하다 막대한 가격과 기술 이전 문제 등으로 협상이 무산됐다. 현재 F-22는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도쿄·베이징=오영환·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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