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야당 여성 대표 계보를 잇는다.
체질상 팔짱 끼고 기다리는 것 못해
집권 위해 큰 주경기장 만들어야
오늘은 21년 전 DJ 만나 입당한 날
정권교체 위해 힘 기르는 정치할 것
김종인, 당 흔들릴 때 잡아주신 분
경제민주화 위한 당내 역할 줄 것
‘대구 세탁소집 둘째 딸’ 추 대표는 야당 사상 첫 대구 출신 대표다. 헌정 사상 첫 여성 당 대표는 1965년 통합 야당 민중당 총재를 역임한 고(故) 박순천 여사다. 이후 87년 고(故) 박영숙 여사가 평민당 총재 권한 대행을 맡은 데 이어 한명숙(민주통합당·2012년) 전 총리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비상대책위원장(2014년)을 맡았다.
보수 정당 사상 첫 여성 당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며,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민주노동당 이정희 전 대표 등이 여성 당 대표 기록을 세웠다. 이제 추 대표가 정계입문(1995년) 21년 만에 여성 대표 반열에 올랐다. 97년 대선 때 김대중 캠프 선거유세단장으로 ‘잔다르크 유세단’을 꾸려 ‘추다르크’란 별명을 갖고 있고, 2002년 대선 때 돼지저금통을 들고 국민모금에 나서 ‘돼지엄마’로 불렸던 그다. 다음은 선출 직후 추 대표가 기자회견과 언론인터뷰에서 한 주요 문답.
- 전대 이후 더민주를 어떻게 관리할 건지.
- “당에서 친노·비노, 주류·비주류 이야기가 안 나오게 하겠다. 공정하게 대선을 관리해 정권교체를 하겠다.”
- 새 지도부가 ‘친문 일색’인데.
- “그렇게 딱지를 붙이려고 하지만 오늘이 딱 정치 시작한 지 21년 되는 날이다. 21년간 나는 계파에 등을 기댄 적이 없다. 계파의 곁불을 쫴본 적도 없다. 계파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민생과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기르는 정치를 하겠다.”
추 대표는 이날 전대 연설에서 “오늘, 참 운명 같은 날이다. 21년 전인 95년 8월 27일 광주에서 판사를 하다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 입당원서를 쓴 날이 바로 오늘”이라고 소개했다.
- 대선후보 경선을 어떻게 관리할 건지.
- “‘민생 경선 무대’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민생 처방전을 갖고 오는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화려한 무대가 펼쳐지도록 할 생각이다.”
- 대선 국면에서 야권 통합 논의는.
- “후보 단일화라는 꼼수 시나리오는 체질적으로 싫어한다. 감나무 아래서 팔짱 끼고 언제 단일화되나 기다리는 것이 싫다. 집권을 위해선 여러 개의 보조경기장이(연대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하나의 ‘큰 주경기장’(더민주 지칭)을 만들어내야 한다. 민생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가는 실력을 보여주면서 신뢰를 쌓아나가겠다.”
- 호남 민심을 어떻게 회복할 건가.
- “호남이 바라는 것은 무너져가는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민생을 해결하는 똑똑한 정당, 확실한 정당, 책임 있는 정당이다. 정치인들만을 위한 분열정치에 회초리를 강하게 든 게 호남이다. 호남의 열패감에 제대로 답할 수 있을 때 호남민심이 돌아온다.”
- 야당의 선명성이 강화될 거라는 분석이 많다.
- “선명성 자체가 목표는 아니다. 국익을 지키고 민생을 살리는 데 단호히 해 국민들이 ‘살아날 숨구멍이 있겠구나’라는 희망을 갖도록 하는 게 목표다.”
-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그간 엇박자가 많았다.
- “배가 난파선처럼 흔들릴 때 잘 잡아주신 분이다.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해주신 점 높게 평가한다. 앞으로도 경제민주화가 국민에게 희망의 등불이 될 수 있도록 당에서 역할과 공간을 드리겠다.”
- 다음달 8~9일부터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 등을 한다.
- “지금 정부는 잘못 가고 있다. 민생의 절박함은 외면하고 오로지 하수인 지키기에만 급급하다. 강단 있을 때는 제대로 강단 있게, 협조할 건 제대로 해서 수권정당의 비전을 갖추겠다.”
글=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