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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배지영 기자의 우리아이 건강다이어리] 백신 부작용 미미…필수예방접종 15종 모두 맞혀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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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Q. 이제 막 출산한 초보 엄마입니다. 요즘 블로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보면 예방백신이 오히려 아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얘기가 떠돕니다. 백신을 맞고 사망한 사례도 있다는데, 제대로 된 정보가 없으니 두렵기만 합니다. 앞으로 맞아야 할 백신이 수십 가지인데, 다 접종시켜야 할까요?

A. 인터넷에 떠도는 대표적인 사례가 유아복합백신(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B형간염·히브뇌수막염 백신)과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 후 사망 사건입니다. 이 밖에도 백신 접종 후 자폐증이나 정신질환에 시달리게 됐다는 등 온갖 루머가 떠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빠져 있는 게 함정입니다. 부작용 발생 후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백신과 사망·부작용 간 인과관계를 전수조사해 보았으나 대부분 백신과 관련 없는 다른 원인 때문에 사망한 것으로 판명났습니다.

모든 약엔 부작용이 있듯 백신에도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발진·따가움 등의 피부 반응과 근육·관절통, 고열이 대표적입니다. 드물게 쇼크가 올 수도 있습니다. 이런 부작용만 보면 무서운 생각이 들지만 경미한 부작용(일시적 피부 따가움 등)이 일어나는 확률은 0.1%, 경련이나 신경계 이상 같은 심한 부작용은 0.000001%로 집계(대한소아감염학회 자료)되고 있습니다. 백신 접종으로 거둘 질환 예방 효과에 비하면 미미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자신의 아이에게 닥치면 그 확률이 100%가 되므로 무조건 안심하고 맞으라는 말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부작용이 무서워 백신 접종을 모두 피할 것인가, 접종시킬 것인가 둘 중 하나만 고르라면 모두 맞혀야 한다는 쪽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필수 예방접종(15종)을 선정하는 기준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로 충분한 효능(감염체로부터 몸을 방어하는 항체를 충분히 생성하며 지속성이 있음), 둘째로 안전(예방 효과가 아무리 좋아도 이상 반응이 흔히 나타나거나 질병을 앓게 하면 안 됨), 셋째로 비용 편익 여부(해당 질병의 발생률이 높고 국가 예산 투입 대비 효과가 입증돼야 함)입니다. 이런 까다로운 기준에 따라 필수예방접종 항목이 선정되므로 실보다 득이 훨씬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사망사고를 막기 위한 시스템도 생각보다 잘 갖춰져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에서는 1994년부터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신속 대응을 위한 전담기구를 설치했습니다. 접종 후 이상반응 감시, 신속 대응, 역학조사 실시, 예방접종 피해 국가보상제도 등의 단계를 마련해 백신의 부작용을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후 영유아 백신 접종 사망 사례는 최근 10년 간 1건 보고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만의 하나 있을지도 모르는 부작용에 대비해 조심할 필요는 있습니다.

첫째는 접종 당일의 컨디션을 잘 봐야 합니다. 아이가 열이 나거나 보챌 때는 접종 시기가 됐더라도 미루는 게 좋습니다. 열이 있으면 병원체와 싸우고 있다는 뜻이므로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알레르기와 약물 이상반응 여부입니다. 백신은 종류에 따라 계란· 젤라틴·효모·라텍스·향균제 등이 포함되는데, 이들 성분에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는 백신에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뇌·신경계·자가면역질환이 있거나 경련을 일으킨 적이 있는 아이는 접종 전 전문의와 상담해야 합니다. 항암·방사선치료를 받는 아이는 생백신 접종을 피합니다. 백신을 맞고 난 후 30분간은 병원에 머물러야 합니다. 백신 부작용은 대부분 접종 직후 30분 안에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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