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무기 공격 막아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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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4호 31면

2013년 8월 21일 새벽 2시쯤 시리아 정부군이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 구타지역을 사린 독가스로 공습해 많은 희생자를 낸 비극이 발생한 지 3년이 흘렀다. 활동가들의 보고서에 따르면 사망자는 1600명을 넘었다.


버락 오마바 미국 대통령은 구타 화학무기 공격 1년 전인 2012년 8월 20일 시리아에서의 화학무기사용을 경고했다. 오바마는 “화학무기를 운반하거나 사용하는 게 것이 목격되면 우리의 생각과 방법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그것이 미국이 정한 레드 라인이었다. 오바마 정부가 레드 라인을 넘은 시리아 정부군에 대한 대규모 공습 카드를 꺼내자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러시아의 중재로 화학무기 전량 폐기를 약속하며 국제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 가입했다.


당시 유엔 안보리는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의 불법 이전 및 사용 중단 등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유엔이 개입할 것이라는 결의안 2118호를 발표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시리아에서의 화학무기 공격은) 1988년 사담 후세인이 이라크에서 이 무기를 사용했던 이래 가장 큰 사건이었다”며 “국제사회는 이러한 비극이 재발하는 것을 막겠다”고 약속했다. 반 총장은 또 “이 위험한 범죄를 저지른 전범들을 최대한 빨리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며 “알아사드 대통령도 그가 저지른 범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유엔은 그저 이 비극을 보도하는 일종의 작은 기자처럼 행동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기관으로서의 책임을 지지 않았다.


매우 유감스럽게도 지금까지 큰 변화가 없다. 알아사드 정부군은 그 사이에도 화학무기공격을 중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엔 외교관들에 따르면 유엔과 OPCW 조사단은 알아사드 정부군이 2014~2015년 적어도 2차례 화학무기 공격을 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조사단은 시리아 공군이 2014년 4월 21일 북서부 이들리브주 탈메네스, 2015년 3월 16일 같은 주 사민 등 2개 마을에서 화학무기를 살포했음을 뒷받침하는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일에도 북서부 반군 장악지역인 이들리브주 사라케브에서 염소가스통 2개가 헬기에서 투하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알아사드 정부는 지금까지 시리아 내에서의 화학무기 사용을 줄곧 부인해왔다.


국제사회는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고 있고 시리아 국민은 아직도 치명적인 대량살상 무기에 노출돼 있다. 범죄자들은 처벌받지 않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유엔과 국제사회는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반인권 범죄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압둘와합?모하메드 아가동국대 법학대학원?박사과정·헬프시리아?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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