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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에「놀이」를 많이 시켜라|홍강의교수(서울대의대) 정신의학 세미나서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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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어린이에 있어 「놀이」는 육체와 정신을 함께 성장시키는 중요요소다.
놀이가 부족할 경우 그 어린이는 정상적인 성장을 할 수 없고 사회적응 능력을 상실할 뿐 아니라 심하면 우울증·초조불안증·히스테리·성격파탄·자폐증등의 심각한 정신질환에까지 이른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은 17일 열린 제1회 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세미나에서 서울대의대 홍강의교수(소아정신과장)가 지적한 것.
홍교수는 『놀이는 아동들의 기본권리』라고 전제하고 놀이에서의 부모의 역할을 강조했다.
다음은 홍교수가 발표한 놀이의 중요성·어린이놀이실태·한국의 전통놀이·놀이와 정신질환등을 요약한 것.

<놀이의 중요성>
놀이를 보면 얼핏 단순하고 무질서해 보이지만 놀이 하나하나가 그나름의 의미가 있다. 즉 놀이는 어린이 내면의 호기심과 탐험심·갈등등을 표출하고 모방심·남과의 친숙·문제해결을 위한 도구인 것이다.
그래서 어린이들은 놀이를 통해 ▲평소 수동적으로 당하던 일을 능동적으로 재현 극복한다든가 (의사놀이등) ▲공격·의존·갈등등의 본능적욕구충족 (전쟁놀이·군인놀이등) ▲사회적전통·습관의 습득(윷놀이·술래잡기등) ▲성인기의 사회적역할 준비연습 (소꿉장난) 등을 하게된다.
또 정상적인 신체·정신발육과 문제해결을 위한 반복행동으로서도 놀이의 의미는 크다.
따라서 놀이가 생활화되지 않은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정서적인 문제성을 갖게 되고 편향적인 성장을 해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낙오자가 되기 쉽다.

<어린이 놀이실태>
최근에 어린이들의 놀이 형태를 보면 개인적이고 구체화된 것이 많다.
예컨대 전자오락의 경우 기계-어린이의 관계만이 존재하게 되는데 이 놀이는 어린이의 공격성·욕구불만·갈등등을 해소할 수는 있어도 사회적응능력·대인관계등을 저하시키는 악영향을 준다.
또 TV·구체화된 장난감등은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감퇴시켜 창조적인 두뇌형성을 저해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문제점은 대부분의 부모가 놀이에 대해 무관심하고 심지어 놀이를 해로운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전통놀이>
별다른 기구없이 다양한 레퍼터리를 갖는 전통놀이는 연령별로 합리적인 체계를 갖추고 있다.
유아기의 도리도리·짝자꿍·고네고네· 따로따로등은 몸의 균형과 운동효과를 겨냥한 좋은 예이고 이 시기의 「단지팔기」와2∼4세의 꼬부랑할머니노래는 놀이의 재미와 함께 용변 가리기를 돕는 효과가 있다.
깨끔뛰기·술래잡기(5∼7세)등은 강강수월래·제기차기(취학기)등과 함께 집단의식·사회적응력등을 높이는 놀이이고 닭싸움·팽이돌리기·공기놀이·자치기·윷놀이·땅뺏기등은 승부의식과 규칙준수를 교육시키는 효과가 있다.<윤재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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