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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샛강옆등 일부노면 낮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지난 2일 개통된 올림픽대로(암사동∼행주대교 36km·공사비 1천 4백 12억원)가 장마철엔 물에 잠기게 설계돼 고속도로 구실을 못하게 된다.
서울을 동서로 관통하는 이 도시고속도로는 ▲한강철교 밑과 여의도 샛강 옆의 노면이 너무 낮아 팔당댐의 방수량이 초당 1만2천t이 되면 물에 잠겨 차량통행이 막히고▲노면침수와 함께 한강물이 거꾸로 흘러 올림픽대로와 기존 강변도로를 연결하는 인터체인지가 잠기도록 설계돼 있다.
또 ▲일부 구간의 고수부지와 올림픽대로 사이의 비탈면에 호안벽을 쌓지 않고 흙으로 처리, 장마때 물이 들면 망가질 위험이 있고 ▲도로의 배수시설이 모자라 늘 물길로 변할 우려가 있다.
서울시는 『일부구간의 지형조건때문에 노면이 물에 잠기도록 설계했지만 침수빈도가 1∼2년에 두세번이내밖에 안될것으로 보여 별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으나 도로구조 및 토목전문가들은 물에 잠기는 빈도가 적다해서 고속도로가 물에 잠기도록 설계한것은 너무 안이하고 무모한 발상이며 물이 빠진 후 노반이 꺼질 경우 도로관리에 큰 문제가 될수 있다고 걱정했다.

<도로침수 및 역수>
한강철교 밑의 수위가 7m가 되면 철교밑을 통과하는 구간과 여의도 샛강옆을 지나는 약3·5km구간의 올림픽대로가 물에 잠기게 설계돼 있다. 또 여기서 수위가 더 불어나면 강물은 올림픽대로 노면을 넘어 노량진 수산시장 앞과 강마을 아파트 앞에 시설된 올림픽대로∼기존강변로를 연결하는 인터체인지까지 물에 잠긴다.
이에대해 서울시는 『한강철교위로 도로를 낼 수없어 철교밑으로 내도록 설계했으며 여의도 샛강옆도 여의교와 서울교가 걸려 강남로를 낮게 만들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 황광웅 건설사업부장(도로기술사)은 『물과 도로는 상극이다. 지형과 건설비 문제로 도로침수가 불가피하다면 충분한 보완조치가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부장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이지점의 하폭이 충분하다면 철교밑에 강쪽으로 높게 물막이 옹벽을 쌓고 여의도 샛강은 상류와 하류입구에 각각 제방을 설치하면 올림픽대로 침수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도로비탈면=한강 수면과 고수부지 사이는 침수로 훼손될 위험이 커 시멘트 호안블록으로 단단히 시공했으나 고수부지와 도로면까지의 비탈면은 한남대교∼동작대교등 일부구간을 제외하고는 흙위에 잔디를 입히고 작은 꽃나무를 드문드문 심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평소의 강우량으로는 고수부지 위로 높이 물이 차는 경우가 드물고 물살도 세지않아 안전하다고 판단, 건설비를 줄이고 미관을 살리기 위해 잔디를 입혔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려대 최영박교수(토목공학과 수리학)는 『강 한복판에서 멀리 떨어진 변두리의 경우 유속이 느려 비탈면에 큰 훼손이 없다해도 도로가 물에 잠기면 노반에 물이 침투, 죽같이 되며 이때문에 도로가 큰 영향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흙과 아스팔트의 접합부분이 큰 타격을 입게 마련이라는 것.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침수예상지점의 비탈면도 호안벽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며 현재 시공한 호안블록도 연결부위로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방수를 철저히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도로 배수시설=올림픽대로에는 길 양쪽에 높이 15cm정도의 도로경계석이 있고 50∼1백50m마다 1개씩 배수구가 실치돼 있다.
그러나 일반고속도로와 시내주요간선도로가 20∼30m마다 1개씩, 한강교량은 대부분 10∼12m마다 1개씩 배수구가 설치돼 있는데 비해 숫자가 너무 적고 배수구멍도 훨씬 작아 갑자기 호우라도 내리면 도로위에 괸 물을 즉시 뽑아내기 어려울 것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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