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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은 "양날의 칼"|전문의가 말하는 인체와의 관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세계적으로 방사능에 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그도 그럴 것이 방사능은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혼자서 조심한다고 피해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암등 무서운 병도 일으키고 때로는 진단 치료용으로도 쓰이는 방사선에 관해 연세대의대 노준규교수(치료방사선)와 서울대의대 임정기교수(진단방사선)로부터 들어본다.
인간은 자연이나 인공물질로부터 끊임없이 방사선을 받고 있다. 외부로부터 받는 방사선은 우주선을 비롯하여 지각방사선·환경방사선·인공방사선 등 여러가지가 있다.
우주선은 지구에까지 오는 사이에 감쇠되어 지상에는 연간 평균 50밀리렘 정도이나 고산지대나 고공비행을 하는 사람에게는 영향이 커 라파스(볼리비아의 수도) 같은 고원지대에서는 2백70밀리렘 정도가 된다.
지각방사선은 땅속에 매장된 우라늄이나 토륨·라돈 등의 원소에서 나오는 것으로 연 평균 44밀리렘에 해당되며 환경방사선으로서는 대기, 또는 지하핵실험·각종산업장이나 원전에서의 방사성폐기물, 핵물질을 사용하는 발전소나 핵추진위성·잠수함 등의 사고에 의한 누출이 주된 배출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야광시계나 컬러TV도 미약하지만 방사선을 내고있는데 컬러TV의 경우 15세 이하의 소아의 피부에 닿는 방사선은 연간 3∼6밀리렘 정도다.
다음으로 중요한 방사선원은 진단이나 치료를 통한 의료용 방사선이다. 흉부X선사진 1장을 찍을 때마다 피부에 닿는 방사선은 20밀리렘이 된다.
또 체내에서도 방사선은 나오고 있다. 인체구성성분인 칼륨 40이나 탄소 14로부터 연간 25밀리렘이 나오고있다.
이래저래 사람은 평균적으로 연간 1인당 자연방사선 l백50밀리렘, 인공방사선 50밀리렘, 도합 2백밀리렘을 받으며 살고 있으며 지역, 또는 직업에 따라서는 이보다 훨씬 많은 방사선을 받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방사선은 인체에 어떤 해를 미치는가.
방사선을「양날을 가진칼」로 비유하듯 X선·감마선·중성자선 등 방사선이용기술이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획기적인 진전을 가져온 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 인체에 여러가지 급·만성장애를 일으키고 있다.
한번에 l만렘 이상을 받게되면 수시간 내에 거의가 사망하고 5백렘 이상이면 수일 내에 절반정도가 사망하며 2백렘 이상이면 1%의 사람이 수주 내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의 사인은 중추신경사·주장사·골수사 등으로 피폭량파 개인체질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중추신경마비·혈성설사·탈수·위점막세포의 탈락·두통·고열·혈구감소 등 여러가지 경과를 보이게 된다.
이같은 급성장애와는 달리 피부·호흡·경구를 통한 방사선은 폐암·유방암·피부암 갑상선암·위암·간암·백혈법 등 각종 암을 일으키며 영구, 또는 단기간의 불임·악성빈혈·탈모·수명단축·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한 유전병·기형아출산 등 많은 후유증과 장애를 남기게 된다.
암이 발생하는 것은 방사선이 정상세포에 작용하여 세포를 변형시키기 때문으로 1렘의 방사선을 받았을때 1백만명당 50∼1백65명이 10∼15년 사이에 암이 발생한다고 하며, 또 1렘에 대해 1∼2.5일씩의 수명이 단축된다고 한다.
방사선은 비록 약한 것이라도 거듭 노출되면 그것이 축적되어 만성적인 장애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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