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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조숙증으로 잃은 키, 성장호르몬으로 찾을 수 있어요"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사춘기 성장이 아이의 키를 좌우한다고 여기는 부모가 많다. 하지만 사춘기만큼 중요한게 사춘기 전(前) 성장이다. 사춘기가 빠르면 성장판이 일찍 닫혀 최종 키가 줄기 때문이다. 비만·심혈관계 질환 등 만성질환을 앓을 가능성도 커진다. 또래보다 일찍 큰다고 안심할 게 아니란 얘기다. 성조숙증의 관리와 치료법을 원자력병원 소아청소년과 임중섭 과장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 원자력병원 소아청소년과 임중섭 과장

Q. 남보다 빨리 크는 것도 병인가.

A. “보통 여아는 11살, 남아는 13살에 사춘기를 겪는다. 성조숙증은 여아 8살, 남아 9살 미만에 사춘기가 시작되는 경우를 말한다. 성장판이 일찍 닫혀 최종 신장이 줄어드는 질환이다. 여아의 경우 방치하면 타고난 신장보다 12㎝까지 키가 줄게 된다.”

Q. 어떨 때 성조숙증을 의심할 수 있나.

A. “여아는 가슴이 발달하고 멍울이 잡힌다. 남아는 고환 크기가 커지고 음모가 난다. 초등학교 3~4학년까지 키는 1년에 5~6㎝, 몸무게는 3~4㎏ 느는 게 정상이다. 이보다 성장 속도가 빠르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Q. 성조숙증 환자는 얼마나 되나.

A. “2000년대 초반보다 5배가량 늘었다. 비만과 환경호르몬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심한 스트레스나 성적 자극에 노출되는 것도 성조숙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일부 환자는 뇌·부신·난소에 종양이나 염증이 호르몬 분비 이상을 일으켜 성조숙증을 유발한다. 소아 내분비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이유다.”

성조숙증 일으키는 주요 원인 비만·환경호르몬·스트레스

방치 땐 여아는 12㎝까지 덜 커

Q. ‘어릴 때 살은 키가 된다’는 옛말이 있는데.

A. “성조숙증은 비만과 상관관계가 있다. 지방세포는 여성호르몬을 만든다. 여성호르몬은 2차 성징을 유도하고 성장판을 자극해 키를 빨리 자라게 한다. 그만큼 성장판이 빨리 닫히게 되는 것이다. 단, 비만이라고 모두 성조숙증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성조숙증인 아이가 성인이 됐을 때 비만·고혈압·고지혈증·대사증후군 등을 앓을 가능성이 크다. 여아는 성조숙증이 조기 초경을 유발하는데, 이 경우 중년 이후에 비만이 될 가능성은 2배, 당뇨는 2.5배 높아진다. 조기 사망과도 연결될 만큼 중요한 문제다. 성조숙증이면 평생 건강을 위해 운동을 생활화하고 식습관을 개선하라고 충고한다.”

Q. 성조숙증을 예방할 방법을 알려준다면.

A. “특히 소아청소년에게 위험한 것이 당(糖) 섭취다. 어린 나이에 단맛에 중독되면 돌이키기 어렵다. 환경호르몬과 식물성 여성호르몬(피토에스트로겐) 등에 자주 노출되는 것도 피해야 한다. TV·인터넷·스마트폰의 과다 사용은 성호르몬을 억제하는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를 감소시킨다. 보호자가 나서서 사용을 자제시키는 게 바람직하다.”

Q. 성조숙증은 어떻게 진단하나.

A. “병력 청취 후 뼈·혈액검사를 진행한다. 뼈 검사는 X선으로 손의 성장판을 찍어 골 연령을 측정하는 검사다. 성장이 얼마나 빠른지, 예측 키는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다. 혈액검사로는 성호르몬(에스트로겐·테스토스테론)과 뇌하수체 호르몬(LH·FSH) 수치를 파악한다. 모두 사춘기일 때 분비가 증가하는 호르몬이다. 추가로 성선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GnRH·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 자극 검사로 성조숙증 정도를 측정하거나 종양 등이 의심되면 초음파,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검사를 실시한다.”

Q. 치료 방법은.

A. “성조숙증은 가능한 한 일찍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뇌종양처럼 원인이 명확한 경우엔 이를 치료하고, 그 외에는 성선자극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GnRH 효능제를 주기적으로 주사한다. 사춘기 전까지 4주(28일)에 한 번씩 주사해 성장판이 닫히는 속도를 늦춘다. 사춘기 진행을 멈추고 조기 초경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필요한 경우 성장호르몬 주사를 병행하기도 한다.”

Q. 성장호르몬 치료는 왜 필요한가.

A.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진단이 늦은 경우다. 예측 키가 너무 작다면 성장 호르몬 치료를 통해 최종 키를 늘릴 수 있다. 둘째는 GnRH 효능제로 인해 사춘기 전 성장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때다. 마지막으로 부모의 키가 너무 작을 때도 성장호르몬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Q. 두 가지 호르몬 치료를 함께 받아도 되나.

A. “호르몬 치료는 이미 40년 가까이 사용돼 왔다. 안전성이 검증됐다고 보면 된다. 부작용의 종류는 많아도 발생 빈도는 낮다. 두 가지 치료를 함께 받는다고 부작용이 늘진 않는다. 성장호르몬 주사는 통증이 심하지 않다. 통증으로 치료를 거부하거나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전문의와 충분히 교감하고 아이에게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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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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