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파원J] 천당과 지옥을 오간 브라질의 두 남녀

중앙일보

입력

봉 지아~ 톡파원J 윤호진 기자입니다.

이번 올림픽에선 지옥과 천당을 오간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있습니다. 브라질 축구의 '역적'에서 '영웅'으로 돌아온 네이마르. 그리고 브라질 여자대표팀의 주장 마르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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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타(왼쪽)와 네이마르(오른쪽) [사진 O VALE 홈페이지 화면 캡처]

마르타를 잘 모르시는 분이 계실 텐데 '스커트 입은 펠레'로 유명합니다. 2006년 피파가 선정한 올해의 여자축구선수였고, 이번 대회에서 주장을 맡아 승승장구하고 있었죠. (4강전에서 다시 만난 스웨덴에게 승부차기 패를 당하기 전까지만 해도요~ ㅠㅠ)

예선에서도 네이마르와 마르타에 대한 그간의 평가가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습니다.

남자 대표팀은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지만 이전 2경기에서 2무를 기록했죠. 상대는 남아공과 이라크였는데, 단 한 골도 못 넣었습니다.(어쩌다 이 지경~ -.-;;)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네이마르는 뭘 하고 있었던 걸까요? 브라질 내에서도 같은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질문이라기보다는 질책과 분노에 가까웠죠.

그런 와중에 브라질 네티즌들이 '네이마르는 축구를 더 배워야 한다'며 재미있는 합성 이미지 하나를 만들었습니다.

네이마르를 가르치는 저 여자 선생님은 누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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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NS 캡처]

여자 대표팀은 예선 성적이 엄청 좋았습니다. 조별 예선 2경기에서 중국을 3대0, 스웨덴을 5대1로 완파했습니다. 남자 축구가 0골로 침묵하는 사이 여자 축구는 8골을 몰아쳤으니, 네이마르가 마르타에게 배워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 겁니다.

네이마르에 대한 조롱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한 브라질 네티즌은 브라질 유니폼 뒤에 새겨진 네이마르의 이름을 지우고 마르타의 이름을 써놓은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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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NS 캡처]

하지만 브라질 남자 축구대표팀은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독일을 꺾고 결국 우승을 했습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4강전에서 독일에 참패(7대1)한 데 대한 설욕이기도 했죠.

네이마르는 우승이 확정된 뒤 자국 방송사와 인터뷰를 하며 펑펑 울더군요~

반면 브라질 여자 축구대표팀은 조별 예선에서 꺾었던 스웨덴을 4강전에서 다시 만나 승부차기 끝에 패배했습니다. 첫번째 키커로 나섰던 마르타는 골을 성공시켰지만 동료의 실축으로 고배를 마셔야 했습니다.

이 경기를 보며 응원하던 자원봉사자는 "마르타가 코파아메리카 결승전에서의 메시(아르헨티나)처럼 됐다"며 씁쓸해했습니다.

◇리우 취재팀=윤호진ㆍ박린ㆍ김지한ㆍ김원 중앙일보 기자, 피주영 일간스포츠 기자, 이지연 JTBC골프 기자, 김기연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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