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각막 깎지 않는 난시·시력교정술 … 후유증·부작용 걱정 덜어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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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의사는 가장 힘든 수술로 대부분 각막이식을 꼽는다. 축구공의 일부분을 수선하는 게 ‘라식·라섹’이라면 각막이식은 축구공의 거죽을 벗기고 다시 입히는, 차원이 다른 수술이다.

굿닥터 베스트클리닉│온누리안과 정영택 원장

머리카락보다 3배 더 얇은 실을 직경 7.5㎜ 안에서 30 바늘 이상 꿰매야 하는 정교한 손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온누리안과 정영택 원장의 시력교정술이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대학교수 시절 각막이식의 권위자로 국내외에 이름을 날렸다. 당시 우리나라 각막 이식 10건 중 1건은 정 원장이 수술했을 정도다. 각막 기증자가 생기면 한밤중이라도 일어나 병원으로 달려간 성실한 자세, 끊임없는 연구, 뛰어난 수술 기술 덕분이었다. 20여 년에 걸쳐 축적된 각막이식 노하우가 시력교정술에 접목되면서 보다 안전하고 부작용 우려 없는 수술법이 탄생했다.

정 원장의 시력교정술은 다른 병원의 라식·라섹과 확연히 다르다. 기존 라식처럼 각막을 잘라내 절편을 만들거나 라섹처럼 각막 상피를 벗겨내지 않는다. 대신 각막을 투과하는 특수 레이저(펨토초)로 각막 속에서 시력 교정량만큼 각막 조각(렌티큘)을 만든 뒤 미세한 절개창을 통해 조각을 빼낸다. 안구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각막 표면을 보존할 수 있어 라식·라섹의 일반적인 후유증인 건조증·눈부심·빛 번짐이 거의 없다. 눈을 비비거나 만져도 각막이 떨어질 우려도 없다.

여기에 난시 수술법까지 더했다. 시력교정 수술을 받는 10명 중 9명은 난시를 동반한다. 중증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심한 난시가 있는 사람은 라식 수술 시 각막의 많은 부분을 깎아야 해 수술할 수 없다는 진단이 내려진다. 무리하게 수술해도 깎인 각막 부분이 너무 많아 다시 시력이 떨어지는 ‘근시 퇴행’이 올 수 있다. 난시가 보통인 사람도 시력교정 수술 후 난시는 그대로 남아 시력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 때문에 온누리안과에서는 난시가 심한 사람에게는 난시 수술을 먼저 하고 2~3주 후 시력교정 수술을 한다.

20년 이상 쌓은 각막이식 노하우 바탕
정 원장은 “기존 방식으로 난시를 교정할 때는 각막 중심부를 깎았지만 우리는 각막을 깎지 않고도 난시를 교정하는 완전히 새로운 방법을 고안했다”면서 “각막이식을 하면서 각막을 많이 만져봤기에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주 미세한 수술용 칼로 각막 주변부를 살짝 절개한 다음 각막이 가로로 찌그러져 있다면 상하로, 세로로 찌그러진 경우 좌우 측을 절개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각막 모양을 지탱하고 있던 힘(인장력)을 조절한다. 타원형 모양을 원형으로 조정해 초점이 정확하게 맺히도록 하면 난시가 교정된다. 각막을 깎지 않으므로 시력교정술을 같이 해도 부작용 우려가 없다. 이 같은 수술법은 세계 최고의 안과학회지(2015년 Cornea)에도 소개돼 한국 안과학의 위상을 크게 알렸다.

정 원장은 시설과 장비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대학병원에도 없는 양압시설(감염을 막기 위한 시스템)과 무균실을 갖추는가 하면 최고가의 시력교정술 장비와 미세현미경 등을 구입해 최상의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또 개원 안과로는 유일하게 안(眼)은행을 설립했다. 매년 수천만원의 적자를 보면서도 각막이식 수술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는 사회공헌으로 대통령 표창까지 받기도 했다. 개원할 당시 서울 홍제동에서 큰 화재가 일어났는데, 안경을 쓴 소방관들이 습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나서 무료수술을 시작한 것. 2001년부터 지금까지 400여 명의 사정이 어려운 소방관과 경찰관에게 눈 수술을 해줬다.

정 원장은 “아직도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기억한다.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고, 사회에도 공헌하는 진정한 의사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