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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관중 집중야유 받은 佛 장대높이뛰기 선수, IOC 위원장 사과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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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에 울음을 터뜨린 르노 라빌레니. [로이터=뉴스1]

홈 팀 선수의 경쟁 상대라는 이유로 거센 야유를 받은 남자장대높이선수 르노 라빌레니(프랑스)가 IOC 집행부로부터 사과의 뜻을 전달받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수장인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직접 나섰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6일 벌어졌다. 라빌레니는 리우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 브라질 홈 관중으로부터 집중적인 야유를 받았다. 라벨리니가 브라질 선수 치아구 브라스 다시우바와 함께 경기했기 때문이다.

이날 마라카낭 주경기장을 채운 관중은 다시우바가 뛸 때는 갈채를, 경쟁 선수가 뛸 때는 심한 야유를 보냈다. 결국 금메달은 다시우바에게 돌아갔으나, 홈 관중은 라빌레니가 시상대에 올라 은메달을 받는 순간에도 야유했다.

라벨리니는 결국 눈물을 흘렸다. 그는 관중들의 행태와 관련, “페어플레이 정신이 전혀 없는 행동”이라며 “1936년 베를린올림픽 때 흑인이었던 육상선수 제시 오언스에게 관중이 야유했던 것과 같은 행태를 그때 다시 봤다”고 말했다. 추후 라벨리니는 이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나치 치하였던 36년 베를린 올림픽과 리우 대회를 비교하자 월스트리트저널(WSJ)를 비롯한 각 국 언론에서 그의 발언이 지나치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라벨리니는 "내가 잘못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모두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한 트위터 계정(@polevaultpower)에 올라온 “베를린 대회와의 비교는 지나쳤고, 1980년 소련이 개최한 모스크바 올림픽과 비교할 만한 수준”이라는 글을 리트윗했다.

그렇지만 브라질 관중의 과도한 응원 행위에 대해선 IOC 집행부가 직접 행동에 나섰다. 지난 17일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은 세바스찬 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88년 올림픽 장대높이뛰기 금메달리스트 세르게이 부브카와 함께 라빌레니를 위로했다. 바흐 위원장는 트위터에 “관중이 시상대에 선 라빌레니에게 야유를 보낸 것은 올림픽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리우 올림픽 조직위원회도 브라질 관중의 행동이 도가 지나쳤다고 인정했다. 조직위 대변인은 “브라질 시민으로서, 그리고 스포츠 팬으로서 야유하는 것이 올바른 행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SNS 등을 통해 팬들에게 바른 응원 매너를 전파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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