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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캠프 물갈이 시킨 억만장자 부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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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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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머서(左), 레베카 머서(右)

억만장자 대선 후보를 움직이는 건 결국 억만장자 후원자였다.

뉴욕 헤지펀드 CEO 머서와 차녀
트럼프에 “배넌 중용” 압박해 관철

미국 의회전문지 더힐은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캠프가 16일 보수성향 인터넷매체 브레이트바트뉴스의 공동 창업자 스티븐 배넌을 캠프 좌장인 최고경영자(CEO)로, 여론조사 전문가 켈리앤 콘웨이를 선대본부장으로 승격시킨 데는 헤지펀드 업계의 억만장자 로버트 머서(70)와 그의 차녀 레베카(42)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고 보도했다.

뉴욕의 헤지펀드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의 공동 CEO인 머서는 지난 경선 과정부터 공화당 보수 진영에 1670만 달러(185억원)를 내놓았다. 미국 개인 정치 기부금 1위다. 경선 때는 주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을 지원했지만 트럼프로 말을 갈아 탔다. ‘얼음보다 차가운 포커 승부사’로 불린다.

뉴멕시코대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전공한 그는 주식 거래 패턴을 수학적으로 분석해 투자하는 헤지펀드를 개발해 성공을 거뒀다. 그는 트럼프와 달리 좀처럼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지 않고 대중 앞에 나서지도 않는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6일 밤 미식축구 프로구단 뉴욕 제츠의 구단주 우디 존슨이 연 모금행사에 참석한 레베카가 트럼프에게 “배넌을 중용하라”고 요구한 것이 선거 캠프 진용을 뒤흔들게 한 도화선이 됐다. 클린턴과 달리 억대 기부자를 거의 확보하지 못한 트럼프에게 있어 머서 부녀의 영향력은 거의 절대적이라고 미 언론은 전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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