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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코페롤 라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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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비타민E를 토코페롤이라고 한다. 그리스어 토코스(tocos=아기)와페레인(pherein=낳는다) 의 합성어.
토코페롤과 아기 낳는 일과는 관련이 있다. 흰쥐 , 개, 닭, 토끼, 원숭이 등 동물실험 결과 토코페롤이 결핍되면 정상적인 생식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수컷의 경우 정자의 운동성이 줄어들고, 암컷은 유산 확률이 높다.
사람의 경우 아직 그런 사실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동물의 경우로 미루어 짐작하고 있다.
토코페롤은 생체 안에서 항 산화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세포막을 구성하는 불포화 지방산의 산화를 억제해 세포막이나 조직의 손상을 막아 주는 것이다.
불포화지방산은 식물성 기름의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인체에 흡수되면 세포 하나 하나에 나뉘어 저장된다. 인체의 온도는 36·5도를 유지해 이 기름은 녹아 있는 상태(유체)에 있다.
그러나 이 기름이 산화되면 굳기름현상이 일어난다. 따라서 세포의 활동을 방해한다.
세포막은 반투막으로 이루어져 그 막을 사이에 두고 농도에 따라 한쪽으로 내보내기만 하고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배추를 소금에 절이면 배추의 물기가 빠져 흐느적 해지는 원리와 같다.
그처럼 인체의 세포막도 세포 속의 못쓰는 물질(노폐물)을 내버려야 싱싱하게 활력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산화에 의해 불포화지방산이 굳어지면 세포막이 제대로 기능을 못해 결국 노화가 촉진된다.
토코페롤은 바로 그 원인이 되는 산화작용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혈 항이 촉진되고 생체기능이 윤활해진다.
비타민 E는 쌀, 보리, 밀 등의 눈(배아)과 콩에 많이 들어 있다.
그러나 여기서 짜낸 기름을 제조과정에서 너무 정제하면 비타민 E의 대부분이 제거되기 쉽다. 가정에서 직접 짠 참기름의 경우 그 점에서 토코페롤이 많이 들어 있다.
사람에게는 적혈구의 저항성을 기준으로 하루 3찌의 토코페롤이 필요하다. 그러나 미국의 보건당국은 하루 10정의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국내 라면제조업자들은 뒤늦게 요즘 토코페롤의 첨가를 광고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토코페롤 대신 합성항산화제를 써 왔다고 한다.
합성항산화제의 경우 이웃 일본에선 그동안 유해성 시비가 일어 지난 82년 후생 성이 사용금지 조치까지 하고, 지금은 그 실시를 잠정 연기한 상태다.
아무든 그동안 우리는 시비의 대상이 된「합성항산화제라면」을 먹어 온 것이다.
업음 책임인지 보건당국 책임인지, 그것도 시비 거리지만 토코페롤라면은 그나마 다행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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