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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당한 리비아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미군기의 공습을 받은 리비아 국가원수「카다피」의 주택은 수라장, 바로 그것이었다.
이는 미국의 공습이「카다피」원수를 목표로 하고 있었음을 역력히 보여주고 있다.
미군전폭기들은 경계가 삼엄한 밥 알 아지지아 요새내부를 폭격, 여러 동의 건물을 폭파했는데 이 요새 안에는「카다피」원수의 사무실과 그의 주택이 있다.
일단의 기자들을 요새 내로 안내한 리비아 관리는 유리조각과 부러진 종려나뭇가지와 파편 등이 흩어진 길을 걸으면서「카다피」원수의 저택이 폭격 당했을 때 『그는 그의 주택에 있지 않고 한 천막 안에 있었다』면서「카다피」원수가 무사했다고 말했다.
엷은 청색의 시멘트 조 2층 건물인 그의 주택은 약 10m 전방에 폭탄이 떨어지는 바람에 앞면이 거의 없어진 상태였으며 입구에 거대한 폭탄 구멍이 나 있었다.
리비아 라디오방송은 16일『침략적인 미 해적들의 손에 어린아이들이 학살되고 있다』면서 전 세계 회교도들에게 『미국인들을 발견하는 대로 살해할 것』을 촉구.
이 방송은 미군기의 공습으로 「카다피」원수의 어린 양녀가 사망한데 대한 분노를 반영, 『한 무고한 어린아이를 살해한자는 자비의 여지가 없다』면서 모든 회교도들에게 미대사관과 미국인 가정들을 습격, 『군인이건 민간인이건 미국인들을 발견하는 대로 살해하라』고 호소했다.
「카다피」원수는 미 군기 공습이래 처음으로 16일 밤 TV화면에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그가 쿠데타에 의해 실각됐다는 풍문을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밤 자정쯤 약20분간 연설하면서『다시 불을 켜고 길거리에 나가 춤을 추자. 우리는 미국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그의 연설이 끝난 후 약 10분만에 미국의 공습이래 등화관제가 실시된 수도 트리폴리에 다시 전깃불이 켜졌으며 시민들은 환성을 올리며 거리로 쏟아져 나와 트리폴리의 거대한 녹색광장 쪽으로 향했다.
미국의 리비아 공습에 참가한 한 조종사는 리비아 측이 공습시작 한참 뒤에야 비로소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이미 공습이 끝나 퇴각 중일 때도 엉뚱한 곳으로 미사일과 대공포를 발사했다고 말했다.
미국폭격기들은 지난15일 리비아 폭격에 모두 1백t의 폭탄을 투하했다고 미 국방성 소식통이 17일 말했다.
이 소식통은 항 모를 이륙한 전폭기들은 2백50∼3백75㎏의 폭탄 12개를 각각 적재했으며 3백75㎏짜리 폭탄은 클러스터 폭탄으로 벵가지 부근 베니나 공군기지의 산재한 리비아공군기를 파괴하기 위해 사용했다고 말했다.
또 F-111 폭격기들은 각각 lt 씩의 폭탄을 적재, 트리폴리지역의 리비아기지를 폭격했으며 해안의 리비아 미사일기지에는 모두 50개의 함 및 쉬라이크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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