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육상 800m 우승후보 ‘성별논란’ 재점화…“위는 여자 아래는 남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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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 리우올림픽 여자 육상 800m에서 경기를 앞두고 금메달이 유력한 선수가 다시 ‘성별 논란’에 휩싸였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등 외신은 지난 15일(현지 시간) 남아공 육상 선수 캐스터 세메냐(25)가 남성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메냐는 외형과 사회성은 여성으로 인정받았으나, 자궁과 난소가 없고 오히려 고환을 가지고 있어 일반 여성보다 3배 많은 남성호르몬이 분비된다. 또 세메냐는 같은 나라의 동료 여자 선수와 결혼까지 해 여성성을 더 크게 의심받고 있다.

세메냐는 2009년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800m에서 시즌 최고 기록 1분55초45로 우승하면서 처음으로 ‘남성이 아니냐’라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참가국들은 “체형이나 목소리로 볼 때 세메냐는 여성으로 보기 힘들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국제육상경기연맹(IAAF)는 세메냐를 상대로 성별 검사를 하기로 했고, 남아공 의회는 IAAF를 유엔 인권 최고대표사무소에 제소하겠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세메냐가 일반 여성보다 남성호르몬이 많은 것은 그녀의 잘못이 아니며, 여성적인 유전자가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여성'으로 올림픽에 참여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세메냐는 여자 선수로 인정받았지만, 이번 리우올림픽 여자 육상 800m 유력한 금메달 후보인 세메냐를 견제하는 이들에 의해 다시 한번 성별 논란이 ‘재점화’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리우올림픽 출전 선수 6~12명 정도가 성별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메냐는 이번 올림픽에서 33년간 깨지못한 여자 800m 세계 기록(1분 53초 28) 경신에 도전한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800m를 1분 55초 33에 주파하며 2008년 이후 최고 기록을 수립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육상에서 세계 기록을 이렇게 오래 바꾸지 못한 종목은 여자 800m뿐이다.

세메냐가 출전하는 여자 육상 800m는 경기는 21일(한국시간) 오전 9시15분에 열린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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