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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암 치료제「OH-1」개발|일 강산대 임원생물화학연구소 개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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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최근의 암 치료법은 기존의 화학요법·방사선치료법 등의 방법에서 인터페론·인터로이킨 등 인체내 면역물질을 의도적으로 대량 제조해 환자에게 투여하는 면역치료법으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다. 그런 가운데 최근 일본에서는 역시 면역치료제의 일종인 「OH-1」이라는 암 치료제가 개발됐다. 이 치료제는 유암 등 말기 암 환자에게 몇 차례의 기초실험을 실시, 좋은 치료효과를 거둔 끝에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임상실험에 들어갔다.
「OH-1」은 오까야마 (강산) 대 하야시바라 (임원)생물화학연구소의 「오리따」(절전망삼) 교수 팀이 개발해낸 것.
「n-h TNF」 (천연인체종양괴사인자)를 주성분으로 하고 있다.
「n-h TNF」란 인체 내에서 자체 방어적으로 만들어지는 종양 공격물질. 이 물질이 체내에 풍부하면 암세포가 침투해도 즉시 소멸되고, 암 세포가 있을 경우는 증식이 억제돼 결국 고사하게 된다.
「오리따」 박사 팀은 인체 내에 있는 B세포 (면역물질제조세포) 에 최첨단 기술을 이용, 바이러스를 주입해 B세포를 자극시키는 방법으로 생산된 생체 방어물질인 림포카인(「n-h TNF」 포함)을 추출해 냈다. 추출된 림포카인을 고도로 정제·농축한 뒤 기초실험에 사용했다.
그 첫 임상대상은 .유암에서 시작, 폐· 임파절 등 모두 24개 부위에 전이돼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던 말기 암 환자 (41· 여).
지난 78년 오른쪽유방을 절개한 후 82년 폐에 암이 퍼졌고 3년간 화학요법 치료를 받았지만 85년 3월에는 전신에 암이 퍼져 오늘내일 하던 끝에 6월부터 매일 1백만 단위의 「OH-l」을 정맥주사로 치료받기 시작했다.
병세가 현상을 유지하는 가운데 하루 투여량을 3백만 단위까지 늘려 치료하자 8월에 먼저 임파절의 암종이 줄어들기 시작해 11월에는 폐암종이 거의 소실됐고, 12월에는 모든 부위의 암이 소실됐음이 X선 촬영으로 판명됐다.
이 여자 환자는 현재 완치상태로 회복돼 가사를 돌보고 있다.
두 번째 케이스는 말기 간암환자(54· 남). 84년 5월 특별한 치료제가 없는 원발성 간암으로 진단 받아 7, 9월, 그리고 85년 7월 등 세 차례에 걸쳐 간암 부위의 혈액 유입을 차단하는 치료법을 썼지만 모두 실패하고 8월부터 「OH-1」 치료에 들어갔다.
9월부터 간 동맥에 하루 1백50만 단위씩 직접 주입시켜 본 결과 10월말 암종의 60%가 줄어들었음을 CT촬영으로 확인했고, 그후 점점 축소돼 현재 완치단계에 와있다.
이 치료법은 부작용이 전혀 없지는 않지만 무시해도 좋을 정도. 처음 치료때 발열과 전신 권태감이 오지만 곧 정상 회복되고 심할 경우는 해열제를 써도 무방하다.
현재 일본에서는 1백여 환자가 「OH-1」로 치료를 받고 있고, 금년 5월부터는 동경대 의대 「니이지마」 (신도단부) 교수가 중심이 돼 모찌따 (지전) 제약에서 실험적으로 만든 「MHR-24」 (「OH-1」제제)를 써 동경대 암 센터 등 24개 병원에서 본격적인 말기 암 환자 임상실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이 치료제가 암전문의나 환자에게 입수되려면 임상실험이 끝나야하므로 상당한 기간이 지나야할 것 같다. <윤재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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