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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파원J] 친절한 연경씨, 안녕하세요.

중앙일보

입력

연경씨 안녕하세요. 톡파원J 김원입니다.

오늘은 대놓고 연경씨 칭찬을 한 번 해보려합니다. 여기서 연경씨는 여자배구 대표팀 주장 김연경 선수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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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의 김연경 선수. 김원 기자

경기장에서 연경씨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정말 재밌습니다.

동료 선수의 멋진 득점에는 오른손을 들어 따봉을 날려주고, 실수하면 안타까운 표정을 짓다가도 1초도 안 돼 다가가 어깨를 토닥여 주더군요.

득점에 성공하면 입을 크게 벌리고 양팔을 좌우로 길게 뻗어 코트를 휘젓고 다니는 모습도 재밌습니다. 이러다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체력이 다 떨어지는 게 아닌가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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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선수가 12일 저녁(현지시간) 열린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실점 후 동료들을 격려하고 있다.[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석연찮은 판정에는 인상을 찌푸리고 강하게 어필하는 모습은 멋있습니다. 본인의 실수가 나올 때 날리는 멋쩍은 미소도 봤습니다.

코트 위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분위기를 이끌어 가는 모습을 볼 때면 든든합니다. 경기가 안 풀릴 때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을 보면 저도 모르게 힘이 납니다.

리우 올림픽 여자배구 대표팀은 '김연경의 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인데요.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에서 어느 하나 빠지는 게 없습니다. 다른 선수들이 연경씨를 크게 의지하고 있다는 것도 몸으로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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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에 성공한 뒤 환호하는 김연경.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중심이 똑바로 선 팀이 잘나가는 건 당연합니다. 그래서 대표팀의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좋아 보입니다. 일본과 예선 첫 경기에서 승리한 이후 러시아에게는 패했지만 접전 펼쳤잖아요. 아르헨티나전은 더 손쉽게 이겼고요.

연경씨는 코트 밖에서도 할일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대표팀에 통역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따로 없어서 리우에 도착해서는 유일한 해외파인 연경씨가 통역을 하는 일도 있었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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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연경. 김원 기자

9일 러시아전이 기억납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국인 통역이 긴장해 진땀을 흘리자 친절히 설명해주는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그래도 러시아 통역보다 네가 더 낫다"고 속삭이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더라고요. 정말 백만 가지 역할도 얼굴 찌푸리지 않고 다 소화해내는 연경씨는 정말 대단합니다.

◇리우 취재팀=윤호진ㆍ박린ㆍ김지한ㆍ김원 중앙일보 기자, 피주영 일간스포츠 기자, 이지연 JTBC골프 기자, 김기연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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