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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의 땅 카자흐스탄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92호 31면

지난 7월 말 ‘문명 간 대화 해외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을 다녀왔다. 카자흐스탄은 옛소련국 중에 경제적으로 가장 발전한 나라이면서도, 외부 자본을 가장 환영하는 나라로 꼽힌다. 국제정치 무대에서 아직도 러시아 편에 속한 것처럼 보이는 카자흐스탄은 친미국가들과도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옛수도 알마티에는 공산주의 흔적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고, 현재 수도 아스타나에는 자본주의 바람이 강력히 불고 있는 것 같았다.


알마티에서는 한국인 스님이 운영하고 있는 한의원도 방문했다. 한의원에 다니는 사람들의 대다수가 고려인(카레이스키)이었다. 이들 대부분은 한국어가 서툴지만, 자신의 조상이 한반도에서 왔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모양이었다.


1997년에 수도로 지정된 아스타나는 계획도시다. 카자흐스탄과 민족적·종교적으로 동질한 터키와 소련의 후계자인 러시아는 물론이고, 전 세계 건설회사들이 이 도시에 와서 건물을 짓고 있었다. 그런데 건설 기술이 뛰어난 한국 기업들을 아스타나에서 많이 보지 못해서 조금 실망스러웠다.


국토 면적이 인도 다음으로 넓어 세계 9위인 카자흐스탄은 2000만 명도 안 되는 인구에 풍부한 농지를 보유하고 있다. 농업만으로도 경제발전을 할 수 있는 이 나라는 지하자원도 풍부하다. 매장량은 우라늄 세계 2위, 크롬 2위, 납 4위, 레늄 4위, 붕소 5위, 카드뮴 5위, 철광석 6위, 아연 6위, 몰리브덴 7위, 구리 9위다.


카자흐스탄은 전통적인 친러시아 국가이고, 인구의 20%는 러시아인이다. 그렇지만 카자흐스탄은 자기 조상인 돌궐족의 또 다른 후손인 터키를 통해 친미 국가들과도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카자흐스탄은 한국에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서적으로도 한국인과 카자흐인 사이에는 비슷한 부분이 많다. 서구 열강에 비해 이미지가 좋은 한국은 카자흐스탄의 좋은 파트너가 되지 않을까 싶다.


카자흐스탄에 한국인들의 발길이 뜸한 가장 큰 요인은 아마도 언어와 물리적 거리일 것이다. 한국에서 6000㎞ 떨어진 카자흐스탄에서는 카자흐어나 러시아어를 알아야 말이 통한다.


그러나 한국만의 독특한 장점도 있다. 바로 고려인이다. 스탈린 시대에 강제이주 당해서 극동아시아에서 중앙아시아로 온 고려인들은 양국 간에 유능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고려인을 통해 한국은 카자흐스탄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알파고 시나씨터키 지한통신사?한국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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