常山率然 -상산솔연-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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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1호 29면

‘어떻게 하면 전쟁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인가.’ 병법가 손무(孫武·BC544~BC496)의 최대 관심사였다. 『손자병법(孫子兵法)』은 용병의 원칙을 설명하면서 ‘상산의 솔연(常山率然)’을 제시한다. 『손자병법』 구지(九地)편에 나오는 얘기다.


“솔연은 상산(현재의 헝산·恒山)의 뱀이다. 그 머리를 치면 꼬리가 달려들고, 꼬리를 치면 머리가 달려들며, 허리를 치면 머리와 꼬리가 모두 달려든다. 감히 묻건대, 솔연처럼 병력을 부릴 수 있겠는가? 전장의 성패가 거기에 달렸다.”


적이 어떻게 나오든 유연하고도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진용을 짜야 한다는 얘기다. 손무는 “몸에 붙은 왼손과 오른손처럼 군이 움직일 수 있을 때 승리는 보장된다”고 말했다. 국론통일 없이는 불가능한 얘기다.


뱀과 같은 진용을 짰다고 하더라도 전쟁은 신중해야 한다. 『손자병법』은 ‘작전(作戰)’편 문장에서 ‘비용을 계산한 뒤 움직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가벼운 수레 1000대와 전차 1000대, 무장한 병사 10만을 동원하고, 천리 길 식량을 날라야 한다. 아교와 칠에 쓰이는 재료, 수레와 갑옷을 정비하는 비용 등이 매일 천금씩 소모된다. 이러한 준비를 하고 난 다음에야 군대를 일으킬 수 있다.”


손무는 전쟁에 돌입하면 5가지 위태로움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용맹이 지나쳐 죽고자 한다면 반드시 죽임을 당할 것이요(必死可殺), 반드시 살길 만을 모색한다면 사로잡히게 되며(必生可虜), 분을 이기지 못하여 빨리 움직이면 모욕을 당할 수 있고(忿速可侮), 성품이 지나치게 깨끗하면 치욕을 당할 수도 있으며(廉潔可辱), 백성들을 지나치게 사랑하면 번민을 하게 되는 것이다(愛民可煩). 군대를 파멸시키고 장수를 죽게하는 것은 이 5가지의 위태로움을 잘 관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한국과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한반도 배치 문제를 놓고 대립하고 있다. 중국의 보복과 여론 공작이 치밀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우리는 그들과 맞설 준비가 되어 있는가? 전쟁은 고사하라도, ‘상산의 뱀’과 같은 유기적이고도 민첩한 국내 진용을 짰느냐의 문제다.


한우덕중국연구소장woody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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