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포 핵심장치 부품 생산비 부풀려 10억 챙겨

중앙일보

입력

우리 군 주력무기인 K-9자주포 등에 사용되는 핵심장치의 부품 생산비를 부풀려 1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방위산업 물품제조업체 대표가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특가법상 사기 혐의로 경기도내 모 방위산업 물품제조업체 대표 A씨(55)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2008년 11월부터 올 2월까지 K-9, K-55A1 자주포에 사용되는 전원공급장치를 생산·납품하면서 일부 부품을 외주제작한 뒤 서류상으로는 자체 생산한 것처럼 허위로 기재해 생산비를 부풀려 10억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다.

전원공급장치는 자주포내 기계장치에 전원을 일정하게 공급해주는 것으로 비상상황에서도 임무수행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핵심 부품이다. 중요장치인 만큼 원청 방위산업체와 체결한 공급계약서에는 자체생산하기로 명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이런 수법으로 그동안 납품한 전원공급장치는 1100여개 가량인 것으로 조사됐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다행히 현재까지 해당 전원공급장치에서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다. B씨는 경찰조사에서 “일부 외주제작하긴 했지만 서류를 잘못 작성한 줄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방위산업 물품 제조업체는 방산업체의 하청사”라며 “전원공급장치는 자체 생산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방위사업청은 앞으로의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 부당이득금 환수 등 후속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수원=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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