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D-100…도널드 트럼프, 막말도 선거 자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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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도널트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의 진검 승부가 시작된 것이다. 정치인 출신으로 정제된 언어만 사용하는 힐러리와 달리 트럼프는 ‘막말’까지도 본인의 자산으로 여기고 있다. NBC 방송국에서 10년 넘게 쇼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단련된 말재주는 그의 지지율을 떠받친다. 트럼프의 막말을 정리해봤다.

세게 때려서 머리가 돌아가게 만들고 싶었다. 그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를 거다.

트럼프는 7월 28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자신을 비판한 인사들에게 막말을 퍼부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가 막말을 퍼부은 대상으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을 지목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트럼프를 ‘위험한 선동가’ 등으로 묘사했다.

유럽연합(EU)은 미국보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

트럼프는 7월 24일 방송된 NBC 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EU가 만들어진 이유는 컨소시엄처럼 함께 뭉쳐 미국과 경쟁하는 게 목적이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영국의 EU 탈퇴를 지지하는 등 줄곧 EU에 비판적인 입장이다.

한국과 일본이 핵무장하겠다면 해라. 한국은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쥐꼬리만큼 내고 있다. 지금보다 획기적으로 방위분담금을 늘리지 않으면 미군을 철수시킬 생각이다.

트럼프는 지난 3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은 언젠가 논의해봐야 할 문제다. 미국이 지금처럼 약해지는 길로 나간다면 한국과 일본은 핵무장을 하려고 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의 발언은 북한의 핵무기에 맞서 한국와 일본의 핵무기를 사실상 용인한 것으로 이후 상당한 논란이 됐다. 트럼프는 새로운 논쟁을 끌어들였다.

중국과 멕시코산 제품에 최대 45%와 3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

트럼프는 지난 1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이렇게 예고했다. 무역전쟁을 불사해서라도 중국과의 불공정 무역 구조를 바꾸겠다는 취지다. 트럼프는 “일본은 수백만 대의 차를 미국에 파는데 우리는 도쿄에서 셰보레를 본 적이 언제였나”고 일갈했다.

트럼프의 막말이 치밀한 전략에서 나온다는 분석도 있다. 이민자 유입으로 일자리를 잃은 백인들을 결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50~64세 백인 여성의 지지율에선 트럼프(54%)가 클린턴(36%)을 앞서 있다.

한편 클린턴은 지난 28일 마친 전당대회 흥행효과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를 앞서기 시작했다.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가 미 대선 유권자 1931명을 상대로 실시한 대선에서 클린턴은 43% 지지율을 얻어 40%에 그친 트럼프를 제쳤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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