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가정의학<575>안용팔<카톨릭의대 교수>|온천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복잡한 현대인은 대부분 사회생활로 인한 생활리듬의 균형파괴나 쌓이는 스트레스로 인해 신경적 내지 체액적으로 신체내부에 여러가지 영향을 미쳐 자율신경계통이나 내분비계통에 변화를 일으킨다.
그런데 온천욕을 통한 광범위한 피부표면에 작용하는 물리적· 화학적인 자극은 자율신경계의 중추가 있는 간뇌와 하수체에 작용하여 신경 내분비적으로 생체 반응을 조절해 주는 역할을 해준다. 이것이 온천욕의 세번째 중요효과다.
온천은 앞서 설명한 세 가지 큰 작용 외에도 환경변화에 따른 심리적 영향과 신선한 공기나 환경에 연유하는 여러 가지 효과도 부수적으로 얻을 수 있다.
그러면 온천은 어떤 방법으로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우선 1∼2일의 온천지 방문은 의학적으로는 별 의미가 없다. 온천의 효과를 기대하려면 적어도 2주간은 체재해야하며 3∼4주간의 휴양이 바람직스럽다.
목욕은 하루에 1∼2회가 적당하고 3회까지는 허락이 되나 그 이상은 삼가야 한다. 입욕 시간은 각자의 열에 대한 감수성이나 물의 온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10∼15분 정도가 적당하고, 20∼30분 이상은 안 하는 것이 좋다.
목욕 후에는 몸과 마음을 완전히 이완시키고 쉬는 것이 좋으며 이는 목욕하는 것과 맞먹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목욕은 매우 피곤할 때나 흥분상태에 있을 때는 삼가는 것이 좋고 식후 1시간이내나 공복에는 피하도록 한다. 음주 후나 약을 많이 복용하거나 주사를 맞은 직후에도 목욕을 하지 말아야 한다.
온천을 무계획적으로 하거나 온천이 체질에 맞지 않는 사람은 온천중독에 걸릴 수가 있다. 이때의 증세는 주로 발열·두통·심계항진·식욕부진·불면증·발한 등을 들 수 있는데 목욕을 안하고 하루 이틀 쉬면 없어지는 것이 보통이나 1주일이상 계속될 경우 의사의 진찰과 지시를 받아야 한다.
환자가 병후에 온천지에 요양을 가거나 병이 있는 사람이 온천을 할 때는 미리 의사한테 진찰을 받고 의논하는 것이 좋다.
온천을 삼가해야 할 병은 위에서 지적한 소모성질환 (염증·암·갑상성항진증) 외에 심한 심장병이나 호흡기병·급성피부병·출혈성인 병·간질·심한 신경증이나 정신병·출혈직후의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악성빈혈이나 심한 빈혈·생리중인 여성 등이다.
온천은 자연이 우리에게 준 좋은 질병치유 장소다.
특히 성인병의 치료나 복잡한 사회생활에서 얻어지는 소위 문화병을 치유해주는 훌륭한 장소가 된다. 온천장이 요사이처럼 하나의 퇴폐적인 유흥지로 전락하는 것은 다시 한번 생각해볼 문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