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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4) 온천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온천욕은 신화시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오랜 세월을 두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병을 치료하는데 많이 이용되어 왔다. 다만 근래에 와서 현대의학이 발달됨으로써 온천이 병을 치료하는데 전처럼 큰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나 그래도 아직까지 여러 만성병을 치유케 하거나 중병후 건강회복에 큰 도용이 되고있다.
그래서 지금도 유럽이나 일본에서는 온천의학을 연구하는 대학의 연구기관이 있고, 국제적인 학회는 물론이고 전문잡지도 계속해서 발간되고 있다. 또 독일에는 바데알츠(Badearzt) 라는 온천전문의가 있어 그들의 진찰과 처방에 따라 온천치료를 받게되며 의료보험도 1개월 한도 내에서는 온천치료의 비용을 지불해 준다.
그만큼 온천욕의 의학적인 의미를 인정해 주고있다.
온천욕의 의학적인 효과는 크게 세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그 첫째는 열에 의한 효과다. 뜨거운 목욕은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좋게 해준다. 혈액순환이 좋아지면 인체 여러 장기의 기능이 활성화되며 특히 피로회복에 큰 도움을 주게 된다. 한편 지나치게 뜨거운 목욕이 아닐 경우에는 혈압강하효과도 얻을 수 있다.
온열은 또 신경계통에 작용해서 통증이 있는 환자에게 통증을 덜 느끼게 하며 신경이 예민한 환자에게는 진정작용을 시켜준다.
그래서 신경통이나 관절염이 있는 환자나 신경증환자에게 효과를 나타낸다.
또 온열은 인체의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는데 체온이 섭씨 1도 상승하는데 따라 신진대사는 10%씩 항진된다고 한다. 따라서 온욕은 식욕을 촉진시켜 건강증진에 도움을 준다.
그러나 지나친 신진대사항진은 결핵 및 염증·암·갑상선기능항진증과 같은 소모성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는 오히려 해가 되니 조심하여야 한다.
보통온도의 온욕은 혈당을 가라앉히나 지나친 고온욕(41도 이상)은 혈당을 상승시키기 때문에 당뇨병환자는 고온욕을 삼가야 한다. 온열은 혈액중의 백혈구의 수를 증가시킨다고 한다. 그리고 식균작용도 활발해지기 때문에 살균작용이 항진되고 이에따라 병균 침입을 예방해준다. 이점이 만성염증을 치유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요인이 된다.
온천욕의 효과에 관한 두번째 효과는 온천에 용해되어 있는 화학적 성분에 의한 약리작용을 들 수 있다. 다만 우리나라 대부분의 온천은 그러한 약리작용을 충분히 기대할 만큼의 화학성분이 들어있지 않아 유감이다.
이처럼 화학성분이 표준량에 못미치는 온천을 온천의학상으로는 단순천으로 분류한다. 그렇다고 이 단순천이 전연 약리작용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약하다는 것뿐이다. 우리나라에 흔한 온천은 방사능천·식염천·유장천 등인데 이들은 신경통·관절염 등에 유효하며 유황천은 피부병에도 좋다.
안용팔<가톨릭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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