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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변천·신종 범죄에 대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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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형법 개정방향>
형법이 제정 33년만에 대수술을 받게됐다.
특히 법률로써 지켜져 오던 간통죄 등 일부 성도덕질서에 관한 조항의 존폐여부와 지금까지 민사적인 해결방안에 의존해 왔던 채무불이행 행위의 형사처벌방안 제시는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신설. 존폐여부가 검토되고있는 범죄규정은 다음과 같다.
◇신설을 검토하는 범죄
▲음식물 독물 혼입죄·독물방류죄=식품제조업자이외에 영업과 관계없는 제3자가 다수인에게 위해를 가할 목적으로 독물 등을 혼입할 경우에 대처하기 위해 음식물 독극물 혼입죄를 신설하고 공중의 생명신체에 위험을 초래하는 대표적인 범죄로 독물류방류죄를 신설한다.
▲기업비밀 침해죄=경제의 고도성장과 과학기술의 발달에 의해 기업간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산업 스파이가 신종 범죄로 등장했다.
기업의 비밀. 정보 등 재물에 해당하지 않는 정보를 외부에서 탐지해 가는 행위를 처벌한다.
▲자동설비 부정 이용 죄=자동판매기와 같은 자동적 편익 급부기기가 증가하면서 그 부정이용의 사례도 늘고있다.
자동설비는 노동력의 효율적 이용과 공중편의의 요청에서 사회적 신뢰를 기초로 하여 보급되는 것이므로 그 사회적 기능을 보호하기 위해 부정이용을 처벌할 필요가 있다.
▲컴퓨터범죄=컴퓨터 범죄는 신종범죄의 대표적인 실례다. 컴퓨터 등을 부정 조작하여 이익을 취득한자는 가중처벌하고 컴퓨터 테이프를 위조. 변조하거나 부정 행사하는 행위를 문서에 관한 죄로 처벌하며 컴퓨터시스팀을 혼란시키거나 자료를 없애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도 처벌한다.
▲채무 불이행 죄=상환능력이 있음에도 재산을 빼돌리고 채무이행을 회피하는 악질채무자를 사기죄나 강제 집행 면탈죄로 처벌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므로 그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의 법 감정을 고려하여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할 목적으로 재산을 처분하고 채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채무를 변제할 능력이 있음에도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 처벌할 수 있는 채무불이행 죄를 신설한다.
◇존폐여부를 검토하는 범죄
▲간통죄=형법에는 배우자가 있는 자가 간통할 때에는 상간한자와 같이 처벌하도록 돼있고 또 친고죄로 규정돼있다.
간통죄의 존속론은 이 범죄가 우리의 전통가치에 일치한다는 견해의 근거에 바탕을 둔 것이고 폐지론은 부부간의 성실의무위반은 이혼으로 해결해야지 형법이 개입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데 기초를 두고 있다.
간통죄의 존폐여부에는 의견이 크게 엇갈릴 것 같다.
▲도박죄=인간의 본능적인 모험심과 사행심에서 나온 도박은 처벌과 단속만으로 근절하기 어려우므로 상습도박만 처벌하고 단순도박은 처벌하지 않는다.
▲혼인빙자 간음죄=형법이혼전성관계를 범죄시 하지 않으면서도 이 죄를 두고 있는것은 봉건입법이라는 비판을 받고있다.
건전한 판단능력이 있는 성년의 부녀가 혼전 성 관계를 맺었다면 부녀자가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에서 폐지론이 대두된 것이다.
◇사형범죄의 축소화
사형범죄의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돼 있어 반역죄를 제외한 국가적 법익에 관한 죄, 결과적 가중범이나 과실범 재산 죄에 대해서는 사형을 삭제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의견에 근거를 두어 검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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