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8·9 전당대회에서 ‘여성 최고위원’ 경쟁이 뜨거워졌다. 새누리당 초선 비례대표 최연혜 의원이 지난 24일 도전장을 던지면서 출마를 선언한 이은재(재선·서울 강남병) 의원과 맞붙게 됐다. 나경원(3위)·이혜훈(8위)·정미경(11위) 세 여성 후보가 나선 2010년 7월 11차 전당대회 이후 복수의 여성이 최고위원 자리를 놓고 경쟁하기는 6년 만이다. 현재 최고위원 경선에는 모두 8명의 후보가 나섰다. 이 중 4명이 최고위원으로 선출되며 4명 중 1명은 여성 몫이다. 이 의원과 최 의원은 여성 몫 최고위원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됐다.
새누리 여성 최고위원 경쟁 치열
더민주는 양향자·유은혜 맞대결
두 출마자 모두 당내 여성 의원 중에서 ‘강골 이미지’로 유명하다. 이 의원은 지난 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이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공격 발언을 퍼붓자 “질문만 하라”고 김 의원에게 소리를 지른 일이 화제가 됐다. 그는 평소 과격하다고 소문난 남성 의원들에게도 할 말을 다 하는 여장부로 통한다. 최 의원은 코레일 사장 시절이던 2013년 철도민영화 저지 파업을 벌인 철도노조를 상대로 사상 최대인 162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노조를 무력화시켰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8일 새누리당 의원들과의 오찬에서 두 의원에게 한마디씩 했다. 박 대통령은 이 의원에게 “TV로 (대정부질문 모습을) 다 봤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오느냐”고 치켜세웠고, 최 의원에게도 “그간 철도 사정이 어려웠는데 정말 고생했다. 국회에서도 그렇게 해 달라”고 격려했다.
친박계인 최 의원은 25일 ‘이번 출마가 비박계인 이 의원 견제용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 친한 몇 분에게 조언을 구했을 뿐 100% 나의 결심”이라고 선을 그었다. 새누리당 여성 최고위원은 지금까지 주로 재선 의원의 몫이었다. 2006년 7월 8차 한나라당 전대에 나선 전여옥 전 의원(당시 4위)만이 유일한 초선 비례대표 출신 여성 최고위원이다.
더불어민주당도 ‘친문재인계’ 대 ‘친김근태계’의 대결 구도가 된 여성위원장 경선이 치열하다. 8·27 전당대회에서 여성위원장으로 선출되면 자동으로 여성 몫 최고위원이 된다. 양향자 광주 서을 지역위원장은 “정권교체를 향한 여성의 거대한 움직임을 함께 시작하겠다”며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양 위원장은 삼성전자 상무 출신으로 지난 4·13 총선 전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했다. 양 위원장은 “문재인 전 대표는 나의 정치적 멘토”라며 “최고위원 출마 결심을 밝혔더니 (문 전 대표가) ‘담대한 길을 가시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양 위원장과 맞설 후보는 유은혜(재선·경기 고양병) 의원이다. 유 의원은 26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를 발표할 예정이다. 유 의원은 김근태 전 의원이 이끈 민평련 출신으로 당 부대변인 등 오랜 당직 생활 끝에 19대에 이어 재선에 성공했다. 유 의원은 “조직 경험과 당 경험을 가진 사람이 여성위원장이 돼야 대선 승리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충형·이지상 기자 adch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