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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만들려면 먼저 바다를 보게 하라” 판교 창조경제밸리 찾은 박 대통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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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오후 창조경제의 글로벌 전진기지로 부상하고 있는 경기도 판교 창조경제밸리를 방문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벤처 1세대 기업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민생·경제 행보로 국정 장악 구상

이번 일정은 박 대통령이 최근 시작한 정책 현장 방문 시리즈의 다섯 번째 행사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초등 돌봄교실 방문을 시작으로 시간선택제 일자리 우수기업, 친환경 에너지 타운, 일선 행정복지센터 등을 차례로 방문했다. 최근 우병우 민정수석 논란으로 고심 중인 박 대통령이 외부 행사를 재개한 것은 경제·민생 행보를 통해 떨어진 국정 장악력을 높이려는 구상이라고 참모들은 말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쯤 모바일 쿠폰·결제 서비스 스타트업인 ‘원투씨엠’을 먼저 찾았다. 박 대통령은 이 업체의 한정균 대표로부터 세계 최초 상용화에 성공한 스마트폰 스탬프 결제 서비스에 대해 설명을 듣고 직접 시연을 하면서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어 벤처 1세대 대표기업 중 하나인 ‘마이다스아이티’를 방문해 이형우 대표로부터 이 기업이 건축설계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 세계 1위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브리핑 받았다.

이 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소프트웨어 교육이 프로그램 중심이 아니라 아이들이 미래의 꿈을 생각할 수 있는 쪽으로 이뤄지면 소프트웨어 산업의 미래가 밝아질 것 같다”고 건의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배를 만들려면 재료나 사람을 구해주기보단 먼 바다를 보게 하라’는 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의 말을 인용하면서 “꿈을 이루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배우면 창조경제 역량이 커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반호영 네오펙트 대표, 유태준 마인즈랩 대표, 김서영 스칸디에듀 대표 등 창업가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지금 시대가 아무리 좋은 기술과 아이템을 갖고 있어도 국내 시장이 협소해 해외 시장 진출 없이는 대박을 터트리기 힘들다”며 “국내와 해외를 구분하지 말고 어디든 가서 하겠다는 그런 차원에서 노력을 뻗어 나가야겠다”고 당부했다.

또 박 대통령은 “글로벌 시장에 도전해서 뛰고 있는 여러분들이야말로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동력이자 대한민국의 미래”라면서 “더욱 연구개발에 전념할 수 있도록 규제 등을 풀어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예하 뷰노코리아 대표가 “인공지능 분야에 지속적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건의하자 박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공지능 기술은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동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동석한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게 “현장의 목소리와 애로 사항을 잘 청취해 필요하다면 법·제도를 개선하고 필요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해달라”고 지시했다.

이날 행사와 관련해 청와대는 “전국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본격 가동되면서 지금까지 1082개의 창업기업이 혁신센터의 지원을 받고 총 2719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성공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 집권 4년차 행보의 두 축은 소통과 현장 체감”이라며 “앞으로도 박 대통령은 국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정책 현장을 찾아 국민 체감을 확산시키기 위한 현장 행보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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