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돈받고 입찰편의 봐준 전·현직 연구원들 무더기 구속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납품 대가로 뇌물을 수수하고 국가보조금을 횡령한 전·현직 국책연구기관 연구원과 기업체 대표가 무더기로 구속됐다.

대전지검 천안지청(지청장 차맹기)은 비자금을 조성해 자신이 근무하던 연구기관의 후배 연구원과 공공기관 및 거래업체 관계자 등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업무상 횡령 등)로 유압프레스 제조업체 전 대표 A씨(53)와 영업부장 출신 B씨(40)를 구속 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에게서 뇌물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등)로 C씨(50) 등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연구원 2명과 전 전남테크노파크 차장 D씨(42) 등 6명을 구속 기소했다. 매매대금을 부풀려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대출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기업체 대표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출신 창업 제1호 기업가인 A씨는 2009년 퇴사해 유압프레스제조업체를 세운 뒤 B씨와 함께 2014년 3월까지 회사 돈 9억3458만원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자신이 일하던 연구원 후배와 테크노파크, 거래업체 직원들에게 계속 납품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2억4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건넨 혐의도 받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인 C씨는 연구과제를 수행하던 2011년 2월부터 2014년 2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A씨 등으로부터 연구관련 물품 납품 명목으로 6300만원을 받았다. 다른 연구원도 같은 명목으로 A씨에게 1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D씨는 A씨 등에게 입찰관련 편의를 제공하고 5000만원을 챙겼다.

검찰 관계자는 “국민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철저한 통제가 이뤄져야 하지만 전·현직 연구원간 유착고리를 통해 입찰이 이뤄졌다”며 “금품 수수 자들의 부동산 등을 추적해 추징보전을 청구하는 등 환수 조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천안=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