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소주 일서 한국 소주 위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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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동경=최철주 특파원】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산 소주가 난데없이 뛰어든 캐나다산 소주의 도전을 받고 있다.
캐나다는 원래 소주와는 인연도 없는 나라. 소주라고는 찾아보기도 힘든 캐나다가 소주를 생산하여 대일 수출에 나선 것은 일본에서의 소주 붐에 착안한 제조업자가 일본에서 배워간 제조법으로 소주를 만들어 상륙시킨 것.
캐나다는 소주 맛을 한국산보다 더 일본인들의 입맛에 당기도록 만드는데 노력했기 때문에 뒤늦게 소주 시장에 뛰어들었는데도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 그러나 한국은 고객의 취향을 맞추는 노력을 태만히 해 엉뚱한 복병의 도전을 받게 됐다.
현재 일본에서 팔리고 있는 캐나다산 소주는 호밀·옥수수를 원료로 한 「캐나디언로키」와 옥수수 원료의 「눈(설)의 캐나디언로키즈」 등 2종. 알코올 도수는 모두 한국산 소주와 같은 25도로 7백50cc 1병에 6백80엔(약 3천원)에 팔리고 있다. 한국산은 같은 크기에 7백50엔(약 3천3백원).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산 소주는 지난해 2월부터 관동 지방을 중심으로 백화점·도매상 등을 통해 약 11개월간 60만병 정도가 팔린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앞으로 일본 전국에 확산될 전망이다.
일본 업계에서는 또 캐나다산 소주가 한국산 소주 못지 않게 일본인들의 취향에 맞는다는 점에서 머지 않아 일본·한국의 기존 소주와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한국은 77년부터 대일 소주 수출에 나서 연간 2백50만병(1백50만 달러)을 팔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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