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금맥을 캔다(4)|테니스 김봉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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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호랑이해 새아침.
범띠 테니스대표·김봉수(23·대우중공업)는 새로운 꿈을 안고 예나 다름없이 새벽구보로 하루를 연다.
이미 몸에 배버린 버릇이기도 하지만 86년 그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잠시도 쉴 겨를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86아시안게임에서 그는 3개의 금메달 (남자단체·남자단식과 복식)을 목표로 하고 있다.
86데이비스컵 테니스 본선진출도 놓칠 수 없는 꿈.
지난해 동부지역 예선마지막 한 고비를 넘지 못해 월드그룹(세계16강)에 끼지 못했던 한국 남자테니스는 올해 아시아지역 최강 뉴질랜드가 빠짐으로써 그 어느 때 보다도 본선진출가능성이 높다.
85년은 김봉수에게 엄청난 기쁨과 슬픔을 함께 갖다준 한 해였다.
9월 고오베 유니버시아드에서 그는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테니스사상 세계규모대회에서 처음으로 따낸 단식 메달이었다.
11월 그는 부친상을 당했다. 아버지 김광익씨는 그에게 처음 테니스를 가르쳐준 스승이었고, 모든 뒷바라지를 해준 후원자였다.
아시아정상을 밟는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지 못하고 4년간의 모진 투병생활을 마감한 아버지에 대한 여한은 김봉수를 끊임없이 자기단련의 결의로 몰고가는 채찍이다.
김용수의 당면과제는 포핸드 스트로크의 보강.
그는 울산공대시절 서비스와 포핸드의 위력은 무척 뛰어났으나 백핸드가 약했다.
실업에 들어와 백핸드에 치중하다보니 백핸드는 좋아진 반면 포핸드가 다시 불안해졌다.
그는 『포핸드가 신통치 못한 선수는 결코 정상에 오를 수 없다』는 김성배감독의 지적을 깊이 명심, 포핸드 강타를 위닝셧으로 만들 생각이다.
김봉수는 재질보다도 다른 선수의 두 배에 가까운 많은 연습량으로 자신을 키워나가고 있다.
그는 유달리 자존심이 강한 에고이스트다. 냉혹할이 만큼 자기관리에 철저한 실속파란 뜻이다.
비슷비슷한 수준의 선수들끼리만 모여있는 현 대표팀에서 그가 한 발짝이라도 앞서가고 있는 것은 바로 그 자존심과 오기, 그리고 철저한 자기관리 때문이다.
코트에 들어서면 눈빛부터 달라지는 외로운 호랑이 김봉수는 그래서 86년 들어 더욱 기대를 걸고있는 재목이다.<김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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