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장이 거짓말…결국 배신당했다” 술렁이는 검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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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준(49) 검사장 구속에 이어 우병우(49) 청와대 민정수석 땅 거래 의혹까지 불거지자 검찰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설마 검사장이 거짓말을 하겠느냐고 생각했다가 배신당했다”고 말했다. 다른 검사는 “우 수석 말을 그대로 믿고 싶지만 ‘혹시’ 하는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고 했다.

임은정 “검사 조폭식 갑질”
내부전산망에 글 올려 논란

18일 검찰 내부 전산망 ‘이프로스’에서는 임은정(42·사법연수원 30기) 의정부지검 검사가 전날 올린 글이 화제가 됐다. 임 검사는 ‘자문자답’이란 제목으로 진 검사장 사건을 비롯한 법조 비리, 평검사 자살 등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을 뒤흔드는 광풍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검찰의 곪은 환부가 하루 이틀 된 문제는 아니지만 환골탈태하겠다는 각오는 언제나 늘 헛된 다짐으로 끝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징계권과 인사권을 악용해 내부 구성원들의 입을 틀어막고, 말 잘 듣는 검사를 요직에 기용해 검찰을 망가뜨린 자들이 누구냐’고 물은 뒤 ‘권력을 좇는 부나방들이 금력 역시 좇는 것은 당연한 속성이다. 상급자 명령에 조폭식으로 복종하는 자들이 하급자에게 조폭식 갑질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수뇌부는 우리 검찰을 되살릴 수 있겠는가’란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그러자 한 서울중앙지검 검사가 ‘이런 글을 올리는 의도가 뭐냐. 상급자 명령에 조폭식으로 복종하는 하급자, 외압을 주임검사에게 전달하는 상급자가 검찰의 모습이라는 것이냐’ 는 댓글을 달았다. 임 검사는 ‘식사 자리에서의 뒷담화가 아니라 게시판을 통한 공개적인 논의가 이뤄지기를 바란 것’이라고 답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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