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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성남·대전·제주까지…새 교통수단 트램 도입 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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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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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시가 도입을 추진 중인 트램 예상도. 이르면 2020년 수원역~수원화성 장안문~장안구청(6㎞) 구간 운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 수원시]

대전을 비롯해 전국 자치단체들이 새로운 교통수단을 속속 도입 중이다. 건설의 한계, 재원 마련, 환경(도심·자연)과의 조화를 고려해 트램(노면전차)·바이모달트램(센서유도형 굴절버스)·BRT(간선급행버스체계) 등 지역여건에 맞는 다양한 교통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공사비 덜 들고 연계성 뛰어나
전국 지자체 앞다퉈 건설 추진
대규모 수송 안 맞아 효율성 의문
“기존 도로 이용땐 체증 악화” 지적도

이 가운데 도입이 가장 활발한 게 트램이다. 트램 건설비용은 1㎞당 200억원 가량이다. 땅을 파거나 구조물을 세워야 하는 지하철(1300억원), 경전철(500억~600억원)보다 저렴하다. 공사기간이 짧고 기존 도로 위에 건설돼 다른 교통수단과의 연계성도 뛰어나다는 게 장점이다. 지난 4월 총선 때는 김영진(경기 수원병), 이원욱(경기 화성을), 황희(서울 양천갑·이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이 트램 건설을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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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는 도시철도 2호선(41㎞·순환선)을 건설하면서 지하철 대신 트램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에는 1조1000억원 가량의 예산이 투입된다. 경기도 수원·성남(판교)·화성 등도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수원시는 수원역과 화성행궁~야구장~장안구청을 잇는 6㎞ 구간에 트램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수원트램 민간투자사업 제안서 검토를 의뢰했다. 2018년 공사를 시작해 2020년 개통하는 게 목표다.

성남시도 판교 일대 교통난 해결책으로 신분당선 판교역~판교테크노밸리 1.5㎞ 구간에 트램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트램 기본설계를 추진하고 내년 6월쯤 착공할 계획이다. 2018년 말 운행하는 게 목표다. 

제주도도 트램 도입을 검토 중이다. 제주시 한라생태숲에서 한라산 성판악 휴게소에 이르는 7㎞ 구간이 대상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제주도 교통 혁신을 위해 트램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시는 바이모달트램을 도입한다. 바이모달트램은 버스 2~3대를 지하철처럼 연결한 형태로 일반도로에 매설된 주행유도 센서로 달리는 교통수단이다. 운전자 없이 운행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동력은 원격충전과 배터리, 유선충전 등으로 다양하다.

인천 청라국제도시에서도 이르면 내년 말 바이모달트램이 운행에 들어간다. 3년 뒤 실용화가 가능한 미니트램도 일부 자치단체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단거리 교통수단으로 대형 놀이시설과 대학 등에서 유용한 교통수단으로 꼽힌다.

트램 도입이 늘고 있지만 주된 교통수단으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지하철처럼 대규모 수송이 어렵기 때문이다. 트램은 관광 등 특수한 목적에 보조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게 적절하다는 것이다.

창원시는 트램 도입을 추진하다 적자, 기존 교통수단과의 충돌, 재원부족 등을 이유로 중단하기도 했다. 한밭대 김명수(도시공학과) 교수는 “이미 조성된 도로를 트램이 차지한다면 엄청난 교통난이 벌어질 것”이라며 “신도시에 보조 교통수단으로 트램을 도입하는 게 가장 적합하다”고 말했다.

경전철과 자기부상열차 등도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활용 중이다. 부산~김해, 의정부, 용인시 등에서 경전철을 운영 중인 가운데 부산과 전남 여수 등에서는 2층 버스를 광역·시티버스로 이용하고 있다. 경북 구미시는 지난 4월부터 전기버스 2대를 투입, 선기동~옥계동 16㎞ 구간에서 운행 중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지난 2월부터 자기부상열차가 운행 중이다. 국제공항부터 용유역까지 6개역(6.1㎞ 구간)을 15분 단위로 오간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서승일 본부장은 “도시마다 신교통수단을 도입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라며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낭비요인을 줄인다면 유망한 교통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수원·인천=신진호·임명수·최모란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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