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몽둥이질·전기충격·자세고정·비둘기고문 등…北 교화소에서 광범위한 고문 자행”

중앙일보

입력

기사 이미지

통일연구원이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북한 인권실태와 인권정책을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 통일연구원은 “북한 교화소에서 주먹질, 발길질, 몽둥이질, 전기충격, 자세고정 등 고문과 비인도적 처우가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형구 기자

주먹질, 발길질, 뭉둥이질, 전기충격, 자세고정, 비둘기고문, 잠 안재우기 등.

통일연구원이 18일 개최한 토론회를 통해 “북한 교화소(인민보안부 교화국 관할 교정시설)에서 자행되고 있다”며 밝힌 고문 유형들이다.

이날 ‘북한인권 실태 파악 및 효과적 북한 인권정책 도출’을 주제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통일연구원 북한인권연구센터 이상신 부연구위원은 “북한 김정은정권 들어 인민보안부, 국가안전보위부 등에서 고문과 비인도적 처우가 광범위하고 지속적으로 자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연구위원은 “북한 형사소송법은 고문을 금지하고 있지만 조사 및 형사법적 절차를 진행하는 단계마다 고문이 일반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화소 관계자들은 사후 책임을 피하려고 동료 수감자들에게 폭력을 전가하는 것도 만연돼 있다”고 말했다.

교화소 내 강제노동도 힘들지만 이보다 더 힘든 것은 고정된 자세로 장시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가혹행위라는 탈북자 증언도 있었다. 2007년에 수감됐던 한 탈북자는 “새벽 5시에 일어나게 해서 하루 종일 조금도 움직이지 말고 벽을 바라보게 했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교화소 관계자들은 벌을 줬다”고 진술했다고 이 연구원위원은 전했다.

이 연구위원은 “양손을 뒤로 묶은 채 벽에 매달아놓는 비둘기고문, 물 고문, 불로 지지는 불고문, 잠을 재우지 않는 수면방해 고문, 의도적인 영양섭취 방해 등 갖가지 고문 유형이 있다”고 설명했다.

통일연구원 북한인권연구센터 한동호 부연구위원은 ‘북한 교화소 실태’라는 주제의 발표문을 통해 “북한 교화소에서는 구타 후 방치, 도주 중 총살, 영양실조와 질병 등으로 하루에 1~2명 꼴로 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약 3000~4000명이 수감된 함경북도 전거리교화소에서는 ▶극도로 불량한 위생상태 ▶영양 공급 부족 ▶의료시설 및 약품 부족 ▶적절한 치료 서비스 부재 등으로 하루에 1~2명 꼴로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평안남도 개천시 약수동에 있으며 주로 중범죄자를 수용하는 개천교화소의 경우 ▶냉ㆍ난방 시설과 방역 서비스 부재 ▶공간 협소 및 식수 부족 ▶열악한 영양상태 등으로 하루에 3~4명 정도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 와세다대학 한국학연구소 이애리아 사무국장은 ‘러시아 연해주ㆍ사할린 지역 북한 노동자 현황과 인권’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2014년 기준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는 5만3000명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기사 이미지

일본 와세다대학 한국학연구소 이애리아 사무국장이 18일 통일연구원 주최 토론회에서 “겨울에 발전기를 틀어놓고 자다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한 러시아 파견 북한 노동자들”이라며 공개한 사진.

이 사무국장은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는 연간 200달러에서 최대 3000달러를 버는 데 그치지만, 북한 건설회사의 대표나 간부는 노동자들에게서 받은 뇌물 등을 포함해 연간 5만달러에서 최대 10만달러를 벌어들인다”고 지적했다. 이 사무국장은 “건설사 대표나 간부들은 현지에서 고급차의 대명사로 불리는 토요타 ‘랜드크루저’를 타고 다니는 경우도 흔하다”고 전했다.

통일연구원 북한인권연구센터 도경옥 부연구위원은 “북한은 김정은정권 들어 특히 외부 정보 유입ㆍ유통에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 영상물과 휴대전화에 대한 단속ㆍ처벌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도 부연구위원은 “당국의 통제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들의 한국 녹화물 시청ㆍ유포 행위와 휴대전화 사용 행위는 꾸준히 지속되고 있으며, 뇌물을 주고 처벌을 감면받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