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고주파 열·내시경 시술로 튀어나온 디스크 제자리에 안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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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태 원장이 환자에게 “고주파 특수내시경 시술은 시술 시간이 짧고 통증이 거의 없는 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박건상

허리디스크는 척추질환의 대명사다. 노화와 함께 잘못된 생활습관, 외상 탓에 환자가 늘고 있다. 척추가 머리와 골반을 지탱하는 뼈대이자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여서 허리디스크는 치료하기 까다로운 질환이다. 환자 대부분은 후유증에 대한 걱정 때문에 가급적 비수술 치료를 받길 원한다. 강남초이스정형외과병원 조성태 원장의 도움말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디스크 치료법을 알아본다.

중기·말기 허리디스크 비수술 치료법

허리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서 완충작용을 하는 디스크 조직이 밖으로 밀려나와 신경을 누르는 질환이다. 허리를 움직일 때 약간 불편하다가 갑작스럽게 참을 수 없는 통증이 밀려온다. 양말을 신거나 기침할 때,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는 일상적인 행동을 할 때도 심각한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예전에는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퇴행성 질환으로 여겼지만 요즘엔 사정이 달라졌다. 젊은층도 예외가 아니다.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패턴과 격렬한 운동 때문에 젊은 환자가 늘고 있다. 허리 통증을 참고 견디다 병이 심해져 병원을 찾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수 더 원(정순원·42)씨가 그렇다. 가끔 허리가 아팠지만 바쁜 일정 탓에 정확한 진단·치료를 받지 못했다. 해외 활동 중 허리·다리 통증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가 말기 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튀어나온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고 있어 다리까지 저릿한 증상이 나타났다. 비수술 치료 후 통증에서 벗어나 무리 없이 활동하고 있다. 그를 치료한 조성태 원장은 “고주파 특수내시경 시술로 말기 디스크를 치료했다”며 “치료 경과가 좋아 일상생활 복귀가 예상보다 빨랐다”고 말했다.

통증 거의 없고 재발 환자도 치료 가능

디스크 초기에는 약물·재활요법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 중기·말기에는 통증이 심해져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수술은 전신마취나 장기 입원을 해야 해 환자 부담이 크다. 최근에는 안전하고 환자의 편의성을 높인 비수술 치료법이 대세다. 그중 고주파 시술이 많아지고 있다. 일반 수술은 튀어나온 디스크를 제거하는 반면, 고주파 시술은 밖으로 밀린 디스크를 제자리로 돌려놓는 원리다. 디스크를 직접 치료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통증을 개선하는 다른 비수술 치료법과 차별화된다.

밀려나온 디스크의 크기가 작은 중기에는 주로 고주파 열 치료술을 시행한다. 고주파 열을 이용해 튀어나온 디스크 크기를 줄이는 방법이다. 눌린 신경 압박이 풀리고 디스크가 자연스럽게 제자리를 찾아간다. 디스크가 많이 삐져나와 신경 손상이 우려된다면 고주파 특수내시경 시술이 좀 더 적합하다. 시술할 때는 지름이 2~3㎜인 특수내시경을 사용해 시야를 확보한다. 밖으로 삐져나오거나 흘러내린 디스크를 집게로 집어 제자리에 돌려놓은 후 고주파를 쏴 응고시킨다. 조 원장은 “시술시간이 15분 정도로 짧은 데다 통증이 거의 없어 직장인, 노인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일반 내시경은 지름이 1㎝ 정도다. 시술 때 움직임에 제한이 있어 치료 범위가 좁다. 척추 뼈마디 깊숙한 곳까지 닿지 않을뿐더러 자칫 신경과 정상 디스크를 건드려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지름이 작은 특수내시경은 상하좌우 이동이 자유로워 치료 사각지대를 없앤다. 일반적인 디스크 환자를 비롯한 협착이 심한 재발 환자, 디스크가 아예 터진 경우도 시술할 수 있다.

외국 의료진 고주파 시술 배우러 방한

치료 결과는 의사의 시술 경험과 기술에 많이 좌우된다. 같은 고주파 시술이라도 의사가 장비와 사용법을 익힌 정도에 따라 치료 결과가 달라진다. 효과가 좋다고 국내외에 알려지면서 외국 의사들까지 기술을 전수받기 위해 한국을 찾고 있다. 미국·일본 같은 선진국에서는 여전히 수술이 강세다. 디스크를 직접 제거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고주파 시술은 환자의 부담을 덜면서 디스크를 직접 수축·응고시키기 때문에 호응이 좋다.

지난 5~6월에는 중국·일본의 척추 전문 의료진 10여 명이 한국을 방문해 고주파 시술 과정을 참관했다. 이 자리에서 지속적인 교류와 기술 전수를 요청했다고 한다. 지난 5년간 1만 건 이상의 고주파 시술을 시행한 조 원장은 “미국, 중국, 호주, 독일, 몽골에서 의료연수 요청이 이어지고 있는데, 고주파 치료 기술을 적극적으로 전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리디스크 치료는 시술이 끝이 아니다. 건강한 척추를 유지하기 위해선 시술 후 관리가 중요하다. 척추 뼈 주변의 근육이 튼튼하지 않으면 디스크나 허리 통증이 재발하기 쉽다. 이럴 때는 재활치료가 도움이 된다. 재활은 약해진 척추 근력을 정상으로 되돌려 준다. 허리 주위의 근력을 강화해 디스크 시술 효과를 극대화한다. 1주일에 2~3번, 3개월가량 받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운동 역시 마찬가지다. 시술 후 저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하면 뭉친 근육과 인대, 관절이 저절로 풀린다. 척추 근육에 힘이 붙어 다른 허리 질환을 예방하는 데도 좋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