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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결정의 미학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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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인문·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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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정의 미학(오연천 지음, 21세기북스, 348쪽, 2만원)=오연천 전 서울대 총장이 자신이 걸어온 의사결정의 순간들을 짚어본다. 그는 결정이 ‘동태적’ 예술이라 말한다. 이를 위해 3가지를 제시한다. 가치의 선택과 기본입장 정리. 이해관계자와의 갈등 조정, 마지막으로 공감대의 형성이다.

● 스님의 물건(유철주 지음, 맑은소리맑은나라, 268쪽, 1만7000원)=출가자들이 각별하게 생각하는 ‘물건’에 대한 이야기다. 물건마다 사연이 녹아 있다. 광주 각화사의 혜담 스님은 스승에게서 받은 보리수잎을 내밀었다. 스승께서 “나는 법이 없으니 보리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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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의 징표로 삼아서 수행정진하라”고 말하곤 했기 때문이다. 절집에서 ‘법이 없다’는 말에는 반야바라밀 사상이 녹아 있다.

● 상상의 왕국을 찾아서(레프 구밀료프 지음, 권기돈 옮김, 새물결, 584쪽, 3만2000원)=훈족과 몽골족, 그리고 투르크족. 3대 유목 민족의 역사에 대한 연구를 통해 유럽의 역사를 새롭게 조망한다. 세계적 명성을 얻은 러시아의 역사학자 구밀료프의 대표작이다. 지구사와 극미시사를 결합시킨 해석이 인문역사학에 상상력이란 선물을 안겨준다.

● 크리슈타무르티, 교육을 말하다(크리슈나무르티 지음, 캐서린 한 옮김, 한국NVC센터, 204쪽, 1만2000원)=크리슈타무르티가 문제로 삼은 교육이 따지고 보면 오늘날의 한국 교육이다. 저자는 “지금의 교육은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극히 어렵게 만든다. 남들과 똑같이 순응하며 살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교육에 대한 인식의 근본적 전환을 촉구한다.

문학·예술

●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백영옥 지음, 아르테, 336쪽, 1만6000원)=빨강머리 앤이 던졌던 말은 저자에게는 유년의 기억과 함께 버무려져 있다. 앤의 말과 함께 저자는 자신의 추억까지 길어올린다. 10년 내내 신춘문예에 낙방했던 실패담, 첫사랑의 이별, 갑작스런 친구의 죽음 등을 앤의 말과 함께 들려준다.

● 어느 예술가의 잠꼬대(이일호 지음, 안나푸르나, 268쪽, 1만5000원)=조각가 이일호가 감각과 직관에 기대 쏟아내는 예술과 인생에 관한 아포리즘. 그의 조각만큼이나 빛나는 문장들 속에서 아름다움이 ‘앎다움’이란 깨달음이 우러난다.

● 텍스트와 콘텍스트, 혹은 한국 소설의 현상과 맥락(손정수 지음, 자음과모음, 336쪽, 1만5000원)=중견 문학평론가의 새 평론집. 텍스트 속 문학실험이 바깥 콘텍스트(현실)와 연결되지 못하고 내부 폐쇄회로에서만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최근 소설 경향을 짚었다. 손보미·오한기 등의 소설을 그렇게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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