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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올림픽 퇴출 위기? 바흐 IOC 위원장 언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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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불참을 선언한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위 왼쪽), 2위 더스틴 존슨, 3위 조던 스피스(아래 왼쪽), 4위 로리 매킬로이. 이들의 불참으로 올림픽 남자 골프는 흥행에 타격을 입게 됐다. 퇴출 위기까지도 고개를 들었다. [사진 골프파일]

112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골프가 퇴출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경고를 받았다.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은 14일(한국시간) 외신 인터뷰에서 "골프선수들의 불참 결정은 존중한다. 그러나 이같은 톱랭커들의 불참은 올림픽에서 골프의 미래를 재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의 올림픽 입성 도전은 지난 2005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17차 IOC 총회에서 시작됐다. 골프는 당시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제외된 야구와 소프트볼을 대신해 가라테와 스쿼시, 롤러스포츠, 럭비 등과 함께 2012년 런던올림픽 정식 종목 후보가 됐다. 그러나 총회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해 올림픽 입성에 실패했다.

2005년에 뼈아픈 실패를 맛본 골프계는 국제골프연맹(IGF)의 주도 아래 단결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 주요 골프연맹의 전폭적인 협조를 바탕으로 올림픽 종목으로서의 골프의 틀을 만드는 한편 IOC가 중시하는 유소년 스포츠 육성, 반도핑 운동 등을 골프에 도입해 IOC 위원들의 호평을 끌어냈다. 이런 와중에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비롯해 필 미켈슨(이상 미국), 최경주 등 톱 플레이어들이 올림픽에 나가겠다고 선언하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결국 2009년 IOC총회에서 총 92표의 유효 득표 중 찬성 63표, 반대 27표, 기권 2표로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얻어 정식 종목이 됐다.

그러나 112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골프는 남자 톱 랭커들이 지카 바이러스, 치안 문제 등을 이유로 줄줄이 불참하기로 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남자 골프 세계랭킹 4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지난 6월 22일 지카 바이러스를 이유로 올림픽 불참을 선언했다. 세계 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도 29일 지카 바이러스를 언급하며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세계랭킹 2위 더스틴 존슨(미국)에 이어 3위 조던 스피스(미국)도 불참자 명단에 합류하면서 올림픽 남자 골프는 흥행에 타격을 입게 됐다. 세계랭킹 15위 내 선수 중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는 8명뿐이다.

반면 여자 골프는 지카 바이러스와 치안 문제 등의 염려에도 세계랭킹 상위 15위 이내 선수 중 13명이 참가하기로 해 상반됐다. 10위 장하나와 12위 유소연은 개인 의사로 불참하기로 한 것이 아니라 한국 선수 중 상위 4명에 오르지 못해 올림픽 티켓을 놓쳤다.

바흐 위원장은 "최고의 선수가 얼마나 참가하느냐는 정식 종목으로 남게 되는 주요 요소 중 하나"라며 "이번 대회가 끝나면 IGF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골프는 이번 대회를 포함해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정식 종목으로 남는다. 하지만 2024년 대회 정식 종목으로 남기 위해서는 2017년 열리는 IOC 총회에서 재 투표를 거쳐야 한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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