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商議 제주CEO 대학 "正道·윤리경영이 기업 살린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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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위기와 선택, CEO 리더십'을 주제로 대한상공회의소가 17~20일 제주도에서 개최한 최고경영자 대학에서는 '정도(正道).윤리 경영'이 단연 화두였다. 요즘처럼 경영환경이 어려울 때에는 편법에 대한 유혹이 생기지만 장기적으로 튼튼한 기업을 만드는 것은 정도.윤리 경영이라는 얘기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최우석 소장은 18일 '이병철 회장의 경영철학'이란 강의를 통해 삼성의 성공은 고(故) 이병철 회장의 '사업보국.인재제일.합리추구'라는 창업이념을 실천했고, 정도경영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崔소장은 "과거 정부가 기업들에 부실기업을 떠맡길 때 인수기업들은 경영을 잘해 회사를 살리는 방법으로 이익을 얻기보다 정부가 준 '금융지원'으로 이익을 챙겼다"며 "李회장은 올바른 경영을 통해 이익을 내야 한다는 철학 아래 그런 부실 기업인수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李회장은 사업을 시작할 때 시대의 요구와 명분을 늘 인식했으며 기업인은 올바른 경영을 통해 이익을 내고 일자리를 창출할 책임이 있다는 철학을 견지했다"고 말했다.

崔소장은 또 "1957년 국내 처음으로 공채제도를 도입한 李회장은 '돈은 줘도 자리는 줄 수 없다'는 인재제일의 신념을 갖고 경영했다"며 "사람을 쓸 때는 과감히 힘을 실어주고 적절하게 견제하는 운영의 묘를 살렸다"고 설명했다.

한국네슬레의 샘 리(한국명 이삼휘)사장도 윤리.정도 경영을 강조했다.

李사장은 "단기적 이익을 위해 장기적 가치를 도외시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네슬레는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과장광고, 경쟁사 제품을 비난하는 광고를 하지 않으며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TV프로그램에는 광고하지 않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제한 속에서 영업활동을 해 나가는 것은 어렵지만 소비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지난 1백35년 동안 기업을 운영해 왔고 세계 85개국에 5백여개의 공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왔다"며 "윤리경영 방침을 만드는 것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이를 실제로 지켜나가려는 것은 어려운 도전"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경륭 대통령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대신 강연에 참석한 이정식(안양대 교수) 균형발전위 위원은 '국가 균형발전 전략과 실천과제'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 중앙 집권.집중의 시대에서 분권.분산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며 "지방화와 국가발전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절박한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 대학 내에 지역혁신사무소 설치를 통해 철강업 쇠퇴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한 영국 셰필드 지방을 예로 들면서 "광역자치단체를 중심으로 각 지역 주체들이 참여하는 지역혁신협의회를 이른 시일 내 설치해 국가의 균형적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윤진식 산업자원부 장관은 17일 "현 경제상황이 어렵지만 경제위기라 볼 정도는 아니다"며 "정부는 차세대 성장동력발굴, 지역산업 발전, 외국인 투자 유치 등을 통해 2만달러 시대를 조기에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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