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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등 오락성 외화가 판친다|년말·연시 연휴앞둔 극장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년말년시 극장가는 관객들의 단순한 호기심과 흥미만을 노린 오락 위주의 외국 영화들로 채워졌다. 서울 시내 16개 개봉관과 전국의 각 극장에서 겨울방학과 신정연휴 대목을 겨냥해 이달중에 이미 개봉했거나 개봉할 새 외화는 모두 7편에 이른다.
『아마데우스』 『코만도』 『그렘린』 등 3편이 이미 개봉돼 내년까지 계속 상영할 예정이며 『007 뷰투어 킬』『용적심』 『뱀파이어』 『이어오브 드라곤』등 4편이 이번 주말에 일제히 개봉된다.
여기에 새로운 한국영화로『고래사냥2』 『손오공』등 2편이 뛰어들어 외화와 힘겨운 경쟁을 벌인다.
7편의 새 외화물은 「모차르트」전기영화 『아마데우스』를 빼놓고는 한결같이 흥행만을노려 만들어진 폭력물· 괴기용물이다.
요즘『코만도』를 상영중인 서울의 국도극장 앞은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부터 수많은 관객들이 몰려들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예매표만도 하루1천장 가까이 팔려나가고 있다. 지난 7일개봉된 이래 15일 현재까지 9일동안 벌써 6만2천명이 관람, 전회 매진 기록을 세우고있다.
지난 여름 크게 히트했던『람보』류의 이 영화는 시작되자마자 평범한 시민을 기관단총으로 처참하게 난사하고 자동차로 깔아 뭉개는등 엄청난 폭력을 보여준다.
딸을 납치한 테러집단을 쳐부수는 주인공 「아널드·슈알츠제네거」는 1시간30여분동안 로키트포등 갖가지 무기로 수백명을 살육, 「람보」를 휠씬 뛰어넘는 살생 파티를 벌인다.
공포영화 『그렘린』은 현실에선 존재하지 않는 작고 기묘한 동물이 수많은 괴물로 변신,한 도시를 아수라장으로 만든다는 환상적 내용을 담았는데 역시 많은 관객이 몰려들고 있다.
곧 개봉될 『007 뷰 투 어 킬』은 007 시리즈의 제13탄 최신작. 7편 이래의 단골주역인「로저·무어」가 최신마이크로 칩을 둘러싸고 소련 첩보조직과 숨막히는 대곁을 벌인다. 여느 007영화처렴 액션과 드릴·섹스가 흥미있게 엮어진다.
홍콩의 액션 배우 성용이 활약하는 『용적심』 역시 첩보 액션물. 홍콩경찰의 특수형사로분한 성용이 범죄조직과 숨가쁜 액션을 펼친다. 여기에 머리가 모자라는 형 홍금보와의 애틋한 형제애를 곁들인다.
『이어 오브 드라곤』 (원제Year of The Dragon)도 뉴욕의 차이나 타운을 배경으로 끈질기고 와일드한 형사(「미키·루크」분)와 범죄조직간의 치열한 총격전을 담은 액션물이다.
『벰파이어』 (원제 Space Vampire)는 『우주 흡혈귀』라는 제목에서 알수 있듯이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핼리 혜성을 뒤따라 지구에 온 인간 모습의 우주 흡혈귀들과 지구인들의 투쟁을 그린 SF공포영화다.
새로 개봉되는 한국영화 『고래사냥2』는 1편에 나왔던「왕초」 와 「범태」가 기억상실증에 걸린 소매치기 소녀를 구해준다는 줄거리를 담은 넌센스 코미디다.
영화평론가 김종원씨는 이처럼 오락·액션영화에 많은 관객이 몰려드는데 대해 『현실에서 뭔가 억압되고 불만에 휩싸인 관객, 특히 청소년층이 이러한 영화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불만을 터뜨리고 해방감을 느끼기 때문일것』 이라고 풀이하면서 『이같은 영화도 물론 필요하겠지만 좀더 수준높은 예술영화들을 볼수 있는 기회가 아쉽다』고 말한다.<이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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