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의 일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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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일본은 10년 후에 세계 GNP(국민총생산)의 15%를 차지하고 1인당 GNP가 2만달러에 육박, 1만8천달러의 미국을 앞지를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
일본 최대민간연구기관인 노무라(야촌)종합연구소의 보고서.
「10년 후의 세계경제와 금융자본시장」에 따르면 1995년에 일본 경제력은 세계 GNP에 대한 기여율이 현재의 10%에서 15%로 늘어나는 반면 미국은 28%에서 25%로 줄어들어 일본은 서태평양지역 경제의 핵으로·정상해 런던, 뉴욕과 함께 국제금융센터로발전할 것이라고 한다.
세계 무역에서 차지하는 수출 비율도 미국이 현재의 12%에서 10%로 떨어지는 반면 일본은 10%의 현수준을 그대로 유지하여 세계 무역및 경제의 중심은 대서양으로부터 태평양으로 옮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무라연구소는 지난 9월에도「10년 후 일본 경제의 장기전망」을 발표, 장차 일본은 세계 최대의 채권국이 될 것이라고 했다.
금년말 일본의 대외순자산은 1천억달러에 이를 예정인데 1993년에 가면 이것이 무려 5천억달러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본 경제의 급격한 성장에 대해 일본 스스로도 일말의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금년 일본의 무역흑자가 5백억달러를 돌파, 세계 최고 기록을 갱신함으로써 각국간의 경제마찰을 격화시키고 있으며, 일본경제가 내수아닌 외수에 의존하고있기 때문이다.
그때쯤 우리경제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연초 한국경제개발원(KDl)이 일본보다 5년 후인 2000년의 한국 경제를 전망한 자료를 보면 그때 한국은 GNP 2천5백억달러, 1인부 국민소득 5천달러의 선진국권으로 부상한다. 또 외채는 전액 변제하고 국제수지 흑자분을 오히려 중진개도국에 빌려주는 채권국으로 전환된다.
수출규모는 2천5백억달러, 수입은 2천2백40억달러로 세계 15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고 교역규모는 10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어쨌든 일본 경제의 이런 비대화 현상이 미국의 잠재된 국력을 따라잡는다는 단정은 좀 무리가 있다.
우선 1인당 에너지 소비량으로 인구 분포도를 그린다면 미국에는 실로 2백10억인이 살고 있는 셈이라는 계산도 있다.
그것은 일본의 1백배나 되는 규모다.
「초대국」의 바닥이 얼마나 깊고 넓은가는 간단히 숫자놀이로 평가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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