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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님비 계속 확산…음성서 사드배치반대 결의대회 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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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 범군민 결의대회가 11일 오후 충북 음성군 설성공원에서 열렸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가한 이필용 음성군수와 사드 배치 반대 대책위 참석자들이 삭발하고 있다. 대회에는 음성은 물론 인근 충주, 진천, 괴산 등 지역 주민과 대책위 회원 등 3000여 명이 참석했다. 김성태 기자

11일 오후 2시 충북 음성군 음성읍 설성공원. 고고도미사일방어(THADD·사드)체계 후보지로 거론된 음성에서 사드배치 반대 범군민 결의대회가 열렸다.

주민 3000여 명은 ‘사드배치 결사반대’가 써진 머리띠를 두르고 “사드배치 웬 말이냐. 결사반대다”라고 소리쳤다. 이필용 음성군수와 윤창규 음성군의회 의장 등 5명은 삭발을 했다. 이필용 군수는 “사드가 음성에 들어서면 농토와 재산을 한꺼번에 불바다로 만들어 버리는 꼴”이라며 “10만 군민과 온 몸으로 막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드 배치 반대 음성군대책위원회는 18일부터 사드배치 후보지에서 이름이 빠질 때까지 10만명 릴레이 단식을 벌이기로 했다.

사드 배치 방침 발표 이후 내부적으로 결정된 후보지 공개가 늦어지면서 벌집을 쑤셔 놓은듯 후보지로 거론된 지역에서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경북 칠곡군은 15일 국방부가 있는 서울 용산에서 두 번째 사드배치 반대 궐기대회를 연다. 주민 3만여 명의 사드 배치 반대서명이 담긴 명부도 국방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날 궐기대회에는 주민 100여 명이 참석한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지난 9일 첫 번째 궐기대회 때 한 삭발보다 더 강경한 대응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보지 중 한 곳으로 거론되는 강원 원주지역 시민단체도 본격적으로 사드 반대에 나섰다. 이들은 13일 원주시청 앞 광장에서 ‘사드 원주 배치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를 연다. 집회에는 1000여 명의 주민이 참가한다. 현원섭(62) 비상대책위 공동대표는 “옛 미군기지인 캠프롱 주변은 학교와 아파트 등이 밀집한 주거지이기 때문에 사드가 배치되면 전자파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원주는 적임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11일 일부 언론을 통해 지명이 처음 언급된 경북 성주군은 사드배치 반대성명을 냈다. 성주군은 ‘사드 성주군 배치 반대 성명서’를 통해 “주민 대부분이 사는 성주읍에서 1.5㎞ 떨어진 성산리 포병부대로 그동안 재산적 손실이 있었지만 국가 안보를 위해 참았다”며 “사드가 (포병부대에) 배치된다면 5만명이 사는 성주군의 기반이 무너진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경북 포항시도 이날 사드 배치 반대 대책회의를 열고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또 다른 후보지로 지목된 경남 양산시는 지역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양산은 공군 나이키 미사일 부대와 레이더 기지가 있었던 천성산(해발 922m) 부지가 유력지로 거론됐다. 나동연 양산시장은 “갑작스럽게 양산 천성산이 후보지로 보도되면서 30만 시민이 분개하고 있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양산시의회 정경호 의장 등 의원 16명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 유효 요격 거리가 200㎞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양산은 북한 미사일을 방어하기 불가능할 정도로 거리가 떨어져 있다”며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주민 800만 명의 재산권과 생존권을 위협에 빠트리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경고한다”고 밝혔다.

불교계와 환경단체도 반대에 동참했다. 내원사 교무스님인 지월스님은 “내원사 본사(本寺)인 통도사 등과 협조해 사드 배치를 강력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박재우 사무국장은 “천성산은 환경보전 가치가 높아 지금도 습지보존에 노력을 하고 있다”며 “사드가 배치되면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것”이라고 반대의사를 전했다.

음성·칠곡·성주·포항·양산·원주=최종권·김윤호·강승우·박진호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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