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델라 전대통령 종신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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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붸노스아이레스 AP=연합】아르헨티나 연방고등법원은 9일 지난 7O년대말 좌익용의자수천명에 대한 납치·고문 및 실종사건과 관련, 「비델라」전대통령을 포함한 5명의 전군정지도자들에게 인권침해혐의로 유죄판결을 내리고 그중 2명을 종신형에 처했다. 「비델라」전대통령·「마세라」전해군사령관은 이날 무수한 살인·납치·고문및 절도를 한 혐의로 종신형에 처해졌으며 「비올라」전대통령은 17년형, 「람브루스치니」전해군사령관은 8년형, 「아고스티」전공군사령관에게는 4년6개월의 형이 내려졌다.
이날 법원은 그러나 같은 혐의로 기소됐던 「갈티에리」전대통령, 「아나야」전해군사령관등에게는 무죄판결을 내렸다.
「아르슬라리안」재판장은 인권단체지도자·외교관및 정부관리들이 방청한 가운데 37분동안 열린 이날 선고공판에서 판결문을 낭독, 유죄판결을 받은 5명의 전군정지도자들의 모든 군계급과 특권을 박탈할 것을 명령했다.
이같은 판결은 「알폰신」대통령이 45일전 전군사정권과 연계된 극우분자들이 벌이고 있는 반정부운동을 격퇴시킨다는 이유로 내렸던 계엄령을 해제한지 수시간만에 나온 것이다.
실종자들의 가족들로 구성된 「5월광장 어머니회」의 「보나피니」회장은 재판부의 가벼운 선고량에 대해 『재판부가 죄인들을 용서하는 것이며 사기같다』고 즉각 반발하고 나섰으며 법사회연구소의 「미그노네」소장도 『이해할수 없을 정도로 약하다』고 논평했다.
아르헨티나의 민간 법원이 군관리들을 재판에 회부한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남미국가에서 전군사정권지도자들을 인권침해혐의로 재판한 것도 유례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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