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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광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국민은 단순한 사실을 모르고있다. 즉 우리나라가 틀림없이 파산을 향해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다행히 우리나라 얘기는 아니다.
요즘 호주의 16대 신문엔 이런 내용의 1페이지 크기 대형광고가 실려 세계적인 화제가 되었다.
광고의 주인공은 대기업 사장을 역임한「존·레어드」라는 사람으로 광고료만 몇10만달러를 부담했다.
그 반향은 광고료가 문제가 아닐 정도로 컸던 모양이다.
자유주의 경제를 신봉하는 많은 사람들로 부터「레어드」는 격려와 찬동을 받았다고 한다.
호주라면 우리는 무사태평의 낙원국으로 생각한다.
천연자원, 식료, 기후, 어느 것 하나 부족한 것이 없는 천혜의 나라다.
바로 그 호주의 대외 적자가 지금 5백억달러를 넘고 있다.
10년전의 배다.
현재의 국제수지 상황으로 보면 이 나라의 건국 2백주년을 맞는 l988년엔 7백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다.
호주사람들은 그 액수를 호주달러로 환산,「1천억달러 외채국」이라고 한탄하고 있다.
「레어드」는 광고에서 그 원인을 이렇게 분석했다.
첫째, 방만재정. 연방 및 지방 세출의 15%가 적자로,이것은「과잉복지」와「복지관제」를 중심으로 하는 고액금자의 폭발적 증가에 기인한다.
공무원의 4분의l이 복지관리다.
둘째, 정부의 반기업적 (앤티 비즈니스) 성격. 법인세의 중부족, 노조 노력에 의한 계속적인 임금 인상, 기업의 투자 마인드 감소.
세째, 과다한 가계지출. 호주 사람들은「과잉복지」를 믿고 수입이상으로 과다한 가계 지출을 일삼고 있다. 대부분이 분수에 넘치는 생활을 한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기업은 의욕적으로 좋은 상품을 만들지 않고 있다. 수입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국제수지는 따라서 악화하고 있다. l950년대 호주달러가 2.40 미달러였던 것이 지금은 0.7 미달러로 하락했다.
사람들은 의욕도, 책임도 없는, 자기만 아는 이른바「피터 팬 신드롬」인간이 되어가고 있다.
호주의 GNP (국민총생산) 는 84년의 경우 1천6백54억달러, 1인당 국민소득은 1만l천달러. 이쯤되면 선진부국임엔 틀림없다.
그러나「레어드」의 광고가 지적한대로 경제의 근본이 잘못되어 있으면 선진국도 파산을 걱정하지 않으면 안되는 국면에 이른다. 아니, 이것이 어디 호주의 얘기라고만 할수 있는가. 다만 그 나라엔 자비광고로 애국을 하는 인사가 있다는 것 하나 만으로도 아직 희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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