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진입과 육탄저지…본회의장 뒤범벅|농성·야유·고함으로 지샌 국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본회의장에서의 여야 첫대치상황은 30일밤10시.
민정당측은 밤7시께 노대표주재로 당직자·총무단·상임의원장단이 저녁식사를 겸한 전략회의를 마치고 들어오자마자 상임위별로 소속의원회의를 갖고 몇차례 본회의장에서 세법안과 예산안의 동시 처리시도를 하기로 했다고 방침을 시달.
밤10시 본회의의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자 민정당의원들은 대기하고 있던 3, 4층의 각상임위에서 일제히 쏨아져나와 본회의장으로 들어와 참석.
이때 본회의장에 는 15명정도의 신민당의원들이 대기하고 있다가 민정당의원들의 진입정보에 급거몰려온 20여명의 의원들이 의강석으로 올라가는 계단쪽과 앞 옆등 주변을 빙둘러 포진하여 민정당의원들은 좌석에 앉고 신민당의원들은 의장석 주변에 몰려서서 대치하며 야유와 욕설, 고함을 교환.
민정당의 김현욱·홍성우의원등 울대좋은 의원들이 『사회석에 왜올라가』 『내려와라』고 고함쳤고 신민당의원들도 고함으로 응수.
10시10분께 최영철부의장이 이진우사무총장·경호과장을 대동하고 의장석 오른쪽의 의장전용입구로 나타나자 신민당의 김정수·신순범부총무와 이철의원등이 달려가 의장석으로의 접근을 막았다.
민정당의원들은 자리에 앉은채『무슨짓이냐』 『회의진행을 하게해야지』 하고 아우성.
신민당의원들이 의장석 왼편자리에 앉아있는 의사과직원들을 일어나게 하자 민정당의원들은『그대로 앉아있어』『직무유기야』 라고 외쳤다.
이철의원과 진치범의원은『××가 뭐야』하고 서로 욕설과 삿대질.
이때 3층 일반방청석에는 일체 방청을 허용치 않았는데 야당의원보좌관들이 경위들을 밀치고 몰려들어와 잠가놓은 문을 두드려대는 소리가 쾅쾅 들렀다.
민정당의 이대순의원이 『국회기물을 파괴하는 놈들을 잡아가라』고 외치자 노승환의원은 『누굴 잡아가란 소리냐』 고 맞고함.
최부의장은 몇걸음 의장석으로 가다가 더 나갈수가 없어 국무위원석에 앉아버렸는데 민정당의원들은 『양심 좀 있거라』 고 야유.
황낙주의원 (신민) 이 『이래가지고 정의사회 구현되겠나』 고하자 민정당의원들은 일제히 『웃기네』 하고 응수.
10시22분쯤 민정당의 곽정출의원등 예결위원들이 벌떡 일어나 『예결위로 가자』 고 고함치며 뒤로 우르르 빠져나가자 신민당의원 일부도 일어나 뒤따랐다.
최부의장은 10시26분 의장석옆단하로 나와 『본회의를 개의하기 매우 어려우므로 이번 본회의를 유회시키고 다음 회의는 오전1시에 개의하겠다』 고 선포하고 퇴장해 본회의장 1차진입시도는 16분만에 실패로 끝났다.
○…12월1일 상오1시로 접어들어 두번째 본회의장 개의시도가 벌어겼으나 1차 시도때와 똑같은 상황으로 진행.
민정당의원들이 좌석에, 신민당의원들은 의장석주변에 포진한 상태에서 1시10분쯤 최부의장이 의장출입문 입구로 나타나자 김정수·서석재의원등 5, 6명이 또 달려가 앞을 가로 막았다.
서의원이 최부의장을 잡자 민정당의원들은『손놔』라고 고함쳤고 정시채수석부총무가 『잘 모셔야지 그게뭐요』하고 큰소리.
이때 김동영신민당총무가 중앙입구를 통해 민정당의원석 사이의 통로로 들어오다가 야유를 받자 서로 욕설을 주고 받았는데 김총무가 『버릇없이 함부로 이름을 불러댄다』 고 소리치자 민정당의원들은 『예의를 좀 지키라』 고 응수해 서로 삿대질을 하는등 한바탕 소동.
최부의장은 일단 퇴장했다가 회의장 중앙입구로 다시 들어왔는데 신순범·장기욱의원등이 뛰어가 막자 맨앞줄 자기자리에 착석.
최부의장은 『본회의를 개의라도 해야할것 아니냐』 고 했으나 신민당의원들은 『여기서는 안된다』고 막무가내.
최부의장은 뒷자리로 가 이세기민정당총무와 잠시 협의한뒤 다시 밖으로 나갔다가 의장출입 통로로 나와 『민정당에서 정식으로 요청해와 상오10시에 본회의를 갖겠다』 고 발표한후 돌아갔다.
그러나 민정당의원들은 전원자리에 앉은채 한사람드 일어나지않고 3, 4분간 계속 대기태세에 있었는데 1시41분께 노대표가 자리에서 일어나 퇴장하자 모두 뒤따라 몰려나갔다.
○…2라운드의 대치를 끝낸후 민정당의원들은 전원 민정당의원실에 모여 노태우대표위원의 「우수어린,」격려사를 듣고 귀가.
노대표는 『여러 의원들께서 무한히 애를 썼으나 아무 소득없이 또 하루가 지나가 착잡하다』며『내년 나라살림을 처리하지 못해 국민에게 죄송하다』 고 피력.
노대표는 『그러나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천리를 좇아 최선을 다하면 하늘이 우리에게 나아갈 길을 열어 줄것이라고 확신한다』 고 격려.
한편 노대표의 연설이 끝난후한 측근이 노대표의 연설중 『지성이면…』 앞에 「예산안의 법정기한을 며칠넘기더라도」 라는 어구를 넣어달라고 기자들에게 요청해 한때 민정당이 「지구전」 을 시도하려는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민정당의원의 참석으로 본회의개의가 두차례나 시도되는 도중 본회의장 밖은 신민당의원보좌관들과 경위들의 거친 몸싸움이 곳곳에서 일어나는등 긴박한분위기.
본회의장 방청석 입구에서는 방청을 할수 없다는 경위들과 방청을하려는 보좌관들이 서로 고함을 지르며 다투었고 일부 보좌관들은 문을 향해 몸을 던지는등 소동.
예결위 회의장앞에서는 본회의장에서 몰려오는 민정당의원들과 신민당의원, 의원보좌관들이 얽혀 서로 밀고밀리는 혼잡을 벌였는데 정남·곽정출의원 (민정) 은 『국회의원의 회의장 입장을 막는 것이 어떤 놈이냐』고 거칠게 고함.
이때 신민당보좌관들 중에서 『귀하신 양반 가시는데 길을 비켜라』『합법적으로 하면 이런 일이 없잖아』라고 야유하자 정·곽의원은 한 보좌관을 붙들고 『네 소속이 뭐야』 라고 밀어 붙이는등 실력대결 일보직전의 긴장상태를 연출.
이런 소동이 있은 탓인지 이재형의장은 신민당의원들에게, 이진우사무총장은 의원보좌관들에게 1일 「청사내 질서유지에 관한건」이라는 공문을 각각 발송.
이의장은 『작금의 국회운영사정으로 보아 그 어느때보다도 의원님들의 안녕과 청내의 질서유지가 강력히 요망되는 때』 라며『만에하나 보조직원이 냉정을 잃은 경솔한 언동으로 의원님들게 비례를 저지르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환기시켜달라』 고 주문.
○…신민당의원 보좌관들의 언동에 대해 김종호예결위원장은 최영철국회부의장에게 전화를 걸어『여야의원간의 다툼이야 있을수 있지만 야당의원보좌관이 여당의원에게 욕설은 퍼붓는등 행패를 부리고 여기에 운전기사의 신분증을 빌어 국회구내에 들어온 청년당원들까지 가세한것은 좌시할수 없는일』 이라며 어떤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
이 말을 전병우간사가 받아『신순범의원은 간사인 나까지 회의장에, 못들어오게 했다』 고 거들었는데 옆에있던 신의원은 즉각 『들어왔으면 그럼 왜 나갔느냐』 고 반박.
이에 전간사가 『나가고 들어오는것도 못하느냐』 며 『당신 자꾸그러면 신상에 좋지않아』라고 말한게 분위기를 격화시켰고 신의원은『개××』『호로××라고 욕설. 신의원은 그래도 분이 안풀려 저고리를 벗는 시늉을 하며 전간사에게 달려들었고 주위의원들이 만류.
이럴즈음 이번에는 유준상의원이『죽인다. 이××들』이라고 고함을 치며 들이닥쳐 목불인견의 상황은 한층 고조.
소퍼앞의 탁자를 밟으며 뛰어든 유의원은『××』소리를 연발하고는 『왜 이방에 못들어 오게하느냐』 고 김위원장에게 항의.
김위원장이 『무슨 소리냐』고 묻자 『어떤××가 나를 제지하더라』고 흥분.
걷잡을수 없을 정도의 난장판이된 소회의실에 다음에는 신민당의 박종률의원이 나서『신상에 안좋다고 했단 말이지. 나도 물많이 먹어봤다』며 주먹을 치켜들었고 이를 만류하던 민정당 정남의원과 『왜이래』 『말이면 다야』하는 다툼속에 육박전 일보전까지 전개.
○…신민당의원들은 일요일인 1일 농성장인 본회의장과 예결위장을 떠나지 않고 「민주도시락」이라고 이름을 붙인 도시락을 시켜 점심과 저녁을 해결했는데 바둑과 낮잠으로 무료한 시간을 때우며 교대로 목욕과 옷을 갈아 입으러 다녀오거나 약속된 주례를 서고 다시 돌아오기도 했다.
김동영총무의 부인 차길자여사등 신민당총무단부인 3명은 귤·김치·인스턴트라면을 사들고 방문했는데 모두들 『정치는 잘 몰라요. 고생들 하시는것 같아서…』라고만 말하고 오래 머물지 않고 국회를 떠났다.
한편 이날 본회의가 상오10시에서 하오2시로, 다시 하오4시로 연기되고 나중에는 저녁 10시로 연기되자 민정당의원들은 연락처를 밝혀두고 근처에서 쉬면서 대기. <김현일·이재학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