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석탄발전소 배출 기준 수도권 수준으로 강화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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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충남지사가 6일 도청에서 미세먼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안희정(51) 충남도지사가 6일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에 따른 미세먼지 대책을 정부에 촉구했다. 노후 화력발전소 폐쇄, 증설계획 철회, 대기오염 배출 기준 강화, 대기오염 저감설비 설치, 전기요금 현실화 등을 해결 방안으로 제시했다. <중앙일보 6월 3일 4·5면>

안희정, 미세먼지 관련 대책 촉구
“발전소 거리 따라 전기료 차등을”
산업부 “30년 지난 발전소 폐쇄”

안 지사는 이날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남도민이 겪고 있는 대기오염 문제는 어느 지역보다 심각하다”며 “미세먼지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국민 모두가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에는 전국 석탄화력발전소 53기 중 26기(49%)가 몰려 있다. 당진 8기, 보령 8기, 태안 8기, 서천 2기 등이다. 바다를 끼고 있는 데다 수도권과 가깝다는 이유로 1980년대 초반부터 집중적으로 건설됐다. 현재 당진과 보령·태안에 각각 2기 등 석탄화력발전소 6기가 준공을 앞두고 있다.

안 지사는 충남지역 화력발전소들의 대기오염 배출 허용 기준을 수도권 수준으로 강화하자고 주장했다. 인천 영흥화력발전소는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에 대한 특별법’(2003년 12월)에 따라 대기오염 총량제를 적용받는다. 영흥화력(2008년 건설 발전소)의 배출 허용 기준은 SOx(황산화물) 20ppm, NOx(질소산화물) 15ppm, 먼지 5ppm 등이다. 반면 충남(96년 이전 건설 발전소)은 SOx 100ppm, NOx(질소산화물) 140ppm, 먼지 25ppm 등으로 영흥화력의 5~9.3배 수준이다.

안 지사는 전력요금체계 개선도 요구했다. 현재의 전력체계는 전기 과소비를 부추기는데, 송전비용을 고려한 지역별 차등요금체계로 전환하자는 내용이다. 발전설비와 가까울수록 요금을 저렴하게 부과하는 방식이다. 전기요금 인상으로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안 지사는 “(기업의) 제조 원가에서 전력비는 1.6%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가동된 지 30년이 지난 석탄화력발전소 10기를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 발전소 폐지와 친환경 연료 대체에 1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화력발전소 53기 중 가동 기간이 30년을 넘은 10기 가운데 2기는 바이오매스로 연료를 전환하고 8기는 폐기하게 된다. 2018년 서천화력 1·2호기를 시작으로 삼천포화력 1·2호기(2020년), 여수 호남화력 1·2호기(2021년), 보령화력 1·2호기(2025년) 등의 순으로 없어진다. 20년 이상 30년 미만 발전소 8기는 터빈과 같은 주요 부품을 교체해 열효율을 높이고 탈황·탈진·집진기도 교체한다.

석탄발전소 폐지로 줄어드는 전력은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로 대체하기로 했다. 2020년까지 에너지 신산업에 42조원을 투자해 전체 생산량의 13%에 해당하는 전력량을 신재생 에너지로 채울 예정이다.

홍성=신진호, 세종=김민상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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