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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하 "삿뽀로에서 마지막 불꽃을"54차례 한국신 세운 30세노장 대표탈락 실의딛고 재기 노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이대로 사라지고 싶지는않다. 인젤의 빙판에서 다시 한번 기록에 도전하고싶다』
외로운 노장스타 이영하(30) 의 안타까운 절규다.
한국 빙상 남녀대표팀(남8, 여5) 은 지난 10월12일부터 서독 인젤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하고있으나 이영하는 외롭게 국내에 남아 실의에 잠겨있다.
지난7월 대표팀에서 빠졌기때문에 인젤항이 좌절됐다.
이영하는 지난 시즌 주변의 은퇴권고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빙판에 남아있기를 고집했다.
30대면 선수로서는 이미 황혼기.
체력도 전만 못하고 나윤수 배기태등 후배선수들의 무서운 추격에 자꾸만 밀렸다.
그러나 이영하는 목표가있다.
86년 제1회 동계아시안게임 (3월1∼8일·일본·삿뽀로).
지금까지 54차례나 한국신기록을 경신하며 10년간부동의 정상을 지켜온 그는 스피드스케이팅 전종목의 한국최고기록을 아직도 갖고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이라도 하나 따내고 선수생활을 마감하겠다는 그의 욕심은 오히려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영하는 홀어머니를 모시고있는 장남.
또 2남1녀의 아버지로 그동안 합숙훈련에만 매어있을수가 없었다.
나이어린 후배들도 같이 훈련하는 것을 어려워했다.
그래서 이영하는 더 이상 팀웍에 지장을 줄수없다는 이유로 7월 대표팀을 나왔고 코칭스태프도 반대하지 않았다.
그동안 혼자서 말없이 훈련을 쌓아오면서 이영하는 죽지않은 노장의 투혼을 다시한번 불태우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지금 혼자서라도 인젤에 달려가 좋은 빙판, 수준높은 선수들틈에서 기록향상을위한 자극을 받기를 원하고 있으나 비용이 문제다.
10대시절 주니어 무대를 활개치던 이영하가 30대에 접어들어 마지막 은퇴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할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의견들이다. <김동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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