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테타 성공확실…자금대면 봐준다〃|신종사기범 3명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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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지검 특수l부 김성호검사는 26일 예비역 장성을사칭, 정변이 있을것이라고 속여 국영기업체 간부와 전직 국회의원·전직경찰서장·회사대표등으로부터 9천35만원을 받아 가로챈 박재욱 (55·예비역육군대위·서울압구정동 미성아파트3동607호)·김인한(58·예비역육군대위·서울연희동43의2)·윤덕진 (47·농업·서울제기1동122의4) 씨등 3명을 사기협의로 구속하고 달아난 최달희씨 (75·전참의원 의원) 등 2명을 같은혐의로 수배했다. <관계기사 6면> 검찰은 또 이들로부터 정변설을 듣고 이를 과장해 시중에 유포한 변호사 박영호씨 (50·전경기도경국장·서울방배동864의33) 에대해 법무부에 징계를 상신키로 하는한편 민주헌정연구회 상임이사 김충기 (46·재미교포·서울망원동316)·고재숙 (49·경기도 성남시수진1동77) 씨등 4명에 대해선 경고조치했다.
검찰은 이와함께 이들에게 돈을준 삼부토건회장 조정구씨 (69·11대국민당의원) 등 8명에 대해선 사기사건의 피해자로 드러나 형사처벌은 안했지만 정변설에 돈을댄행위는 지탄을 받아야 하기때문에 엄중한 주의를 주었으며 이중 국영기업체 간부인 정훈씨 (52·도로공사부사장·서울여의도동 미성아파트B동707호) 에 대해서는 해당부처에서 징계토톡 통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관계자는 최근 시중에 나돌고 있는 정변설의 진원지를 추적, 색출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사기극이 드러났다고 밝히고 정변설을 퍼뜨린 민헌연 상임이사 김충기씨등 4명은 본인들이 잘못을 뉘우치고 있어 입건치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사건이 10·26직후의 정치적 혼란및 최근의 학생소요등 사회적 불안정을 이용한 고도의 정치사기극이었으며 현실에 불만을 가진 일부계층과 기회주의자들이 비정상적 출세욕에서 이같은 정변설에 현혹돼 금품을 제공하거나 유언비어를 유포시켰다고 밝혔다.
◇정변사기극=구속된 주범 박재욱씨는 10·26직후 군임관 동기생인 김인한씨와 김씨의 소개로 알게된 정치브로커 윤덕진씨를 만나 자신을 정변세력의 주도자로 과시, 집권후 모부처 책임자등으로 중용 하겠다며 이들을 범행에 끌어들였다.
박씨는 80년3월 한국도로공사 부사장 정훈씨 (전건설부 도로국장) 에게 자신의 정변계획을 설명하고 집권하면 중용하겠다고 속여 지난9월까지 모두 1천4백35만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구속된 김씨는 82년4월중순 달아난 공범 김정만씨를 시켜 부산동아수산대표 손범용씨 (36·부산시 대평동2가40) 에게 접근토록해 집권시 사업을 지원해주겠다고 속여 활동자금조로 1천5백만원을 받아 이중 1천만원을 박씨에게 전달하고 나머지 5백만원을 김정만씨와 2백50만원씩 나누어 가졌다는 것.
또 구속된 윤씨는 80년11월 한국도로공사부사장 정훈씨를 통해 알게된 삼부토건회장 조정구씨에게 달아난 공범 최달희씨를 접근시켜 정권인수후 사업을 지원해주겠다고 속여 활동자금 명목으로 3천만원을 받아 최씨와 나누어 쓴 혐의다.
◇유언비어 날조유포=주범박씨는 이같은 사기극을 위해 『새 정부는 나를 주축으로 육사출신 장군그룹이 맡게 될것이며 미국측과 정권수립에 관한 각서에 서명했다』 『미CIA와도 접촉하고 있으며 오산비행장을 통해 미군기로미국을 왕래하며 정국을 협의한다』 는 등의 유언비어를 지관 장모씨를 통해 알게된 박주현씨 (62·9대 국회의원·서울서초동 한양아파트2동602호) 에게 퍼뜨렸으며 이를 박씨가 박변호사에게 전했고 박변호사가 다시 지난 4월 민헌연 상임이사 김충기씨등에게 전해 시중에 정변설이 나돌게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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