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운드」탄생여부에 관심집중|선진국, 고도기술·서비스등 자유교역 주장|결의안 채택되변 내년 상반기에 협상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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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이제훈 특파원>
25일부터 제네바에서 개막된 제41차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GATT) 금년도 총회는 지난79년 동경라운드 타결이후 가장 중요한 회의의 성격을 갖고있다.
미국을 중심으로한 선진국의 보호무역주의 바람이 심각하게 세계경제의 앞날읕 위협하고있다는 상황인식에서도 회의의 추이가 주목되는 터이지만 그보다도 새로운 국제 무역질서를 만들어내자는 이른바 뉴라운드의 출발여부가 이번 총회에서 결말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GATT는 자유로운 국제무역의 증대를 통한 인류복지증진이라는 이상을 내걸고 지난47년 발족된이래 무역장벽 제거를 위해 7차례에 걸쳐 무역협상(라운드)을 가졌다.
이번 제네바총회에서 채택될 뉴라운드는 8차 라운드가 되는 셈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일반 상품의 교역에대해 관세를 일괄 인하하는데 협상의 초점이 모아졌었다.
그결과 64∼67년의 케네디 라운드(6차)와 73∼79년의 동경라운드 (7차) 에서 3만개 품목 및 2만7천개 품목에 대해 평균 관세율을 35% 및 33%씩 각각 인하하는데 성공했고, GATT발족당시 30%가 넘던 선진국의 평균관세율이 10%이하로 떨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일반상품에 대한 관세율의 인하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은 수량제한 등 비관세장벽을 높게 쌓아 실질적으로는 무역환경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종전의 관세 및 비관세장벽 문제들 외에 서비스업종과같은 새로운 분야를 GATT 무역협상에 포함시키자는 요구가 미국을 선두로한 선진국 그룹에서 강력히 제기되고있다.
국제무역상에 나타난 이들 문제들을 일괄 타곁하기위해 GATT회원국들 모두가 참여하는 새로운 무역협상을 열자는 것이 뉴 라운드다.
뉴라운드는 지난83년5월 미국 윌리엄즈버그 서방7개선진국 정상회담때 처음 제기되어 그해 11월 미일수뇌회담에서 추진을 선언함으로써 본격적인 이슈로 대두되었다.
뉴라운드의 필요성을 제창한 미국의 속셈은 일반 상품경쟁에서 국제우의를 상실해감에 따라 그들이 경쟁에서 자신이 있는 금융·보험·엔지니어링·영화·정보 및 통신 등 서비스부문과 유전공학·신소재 등 고도기술상품, 그리고 지적소유권분야를 자유교역의 대상에 새로 추가시킴으로써 권익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서비스분야에서는 진출제한과 정부의 독점·외환통제 행정제한·자국민 우선고용 등의 차별대우를 철폐하자는 것이고 지적소유권은 보호받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고도기술 상품도 수입 제한은 적용되지 않아야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말하자면 미국이 요즘 한국에 압력을 넣고있는 것과 같은 맥락인데 미국이 국제우위를 갖춘 분야에 대해 각국이 문을 열도록하자는것이 그들의 속셈이다.
이에비해 인도·브라질등 개도국들은 서비스분야와 고도기술상품의 포함에 강력히 반대하고 대신 선진국들이 남용하고 있는 긴급수입제한조치(safeguard)의 적용을 보다 엄격히 제한하고 개도국에 대한 우대를 지켜야한다고 맞서고 있다.
입장과 이해가 엇갈리기 때문에 뉴 라운드는 지난 2년사이 15차례의 예비회의에도 불구하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급기야는 초조해진 미국측이 지난 9월말 긴급 GATT특별총회를 소집, 전례없는 투표절차를 거쳐 뉴라운드의 준비절차를 밟기로 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1백개 회원국가운데 63개국이 찬성했다.
이에따라 이번 제네바총회에서는 86년초부터 뉴 라운드 개시를 위한 준비위원회를 구성하는 결의안을 채택할것으로 전망된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선진국그룹외에 한국과 아세안국가를 포함한 일부 개도국들이 뉴 라운드를 지지하는 입장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이들은 서비스 및 고도기술상품의 교역비중이 날로 커짐에 따라 그것을 외면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지지로 돌아선 개도국들은 서비스등 새로운 분야는 그것대로 논의하되 세이프가드·반덤굉관세등 종전의 문제부터 해결하자는 입장이다.
일단9 GATT총희에서 뉴 라운드의 개시 필요성 결의안이 채택되면 내년 상반기부터는 협상이 시작될 것이다.
케네디 라운드가 3년1개월, 동경라문드가 5년10개월 걸려 타결된것을 감안하면 이번 뉴 라운드도 타결까지는 몇년은 걸릴 것이다.
세계무역질서의 심판자, 그리고 조정자로서 GATT가 제기능을 되찾을것인지의 여부도 이번 뉴 라운드의 성패에 달러있다고 보아 틀림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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