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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 기초의회 의장단 ‘야권·무소속 바람’ 거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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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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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의령군의회 다수 의원들이 지난 2014년 7월 2일 전반기와 후반기 의장단 구성 때 누구를 뽑을 지 사전에 약속한 각서. [경남일보 제공]

야권·무소속 돌풍이다. 경남·부산 기초의회의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야권과 무소속이 선전해 나온 말이다. 경남·부산의 기초의회는 그동안 새누리당이 다수로 의장단을 독식해왔다. 하지만 야권이 우세했던 지난 4·13 총선의 여파와 새누리당 기초의원들의 내부분열로 이변을 낳고 있다는 분석이다.

창원·통영·양산·김해 등 곳곳서
의원 수 열세에도 주요 자리 차지
4·13 총선 여파, 새누리 분열 원인
“민의 대변하는 분위기 반영” 평가

대표적인 곳이 경남 창원시의회. 지난달 30일의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무소속 김하용 전 부의장이 22표를 얻어 21표를 얻은 새누리 노판식 의원을 제치고 의장이 됐다. 창원시의회는 전체의원 43명 가운데 새누리당 소속이 27명이나 된다. 또 부의장에 29표를 얻은 더불어민주당 김종대 의원이 뽑혔다. 새누리당 김우돌 의원은 김 의원과 무려 15표차로 부의장에서 탈락했다. 창원시의회 5개 상임위원장 가운데 의회운영·경제복지문화위원장도 무소속 정영주·이옥선 의원이 거머쥐었다.

통영시의회 의장단은 사실상 야권 독식이다. 지난달 29일 선거에서 무소속 유정철·문성덕 의원이 의장·부의장에 각각 선출된 것이다. 통영에서 무소속 의원이 의장에 당선된 것은 기초의원 정당공천제가 도입된 2006년 이후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 배윤주 의원, 무소속 황수배 의원, 무소속 전병일 의원은 각각 기획총무·산업건설·의회운영위 상임위원장에 뽑혔다.

통영시의회는 7대 개원 당시 새누리당 9명, 무소속 3명,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민주당) 1명이었다. 그러나 전반기 의장단 선출과정에서 새누리당 의원 4명이 당론에 반하는 투표를 하면서 새누리당 경남도당이 해당해위라며 출당 조치했다. 그 결과 현재는 새누리당 5명, 더민주당 1명, 무소속 7명이 됐다.

양산시의회 의장에는 지난 1일 새누리당 정경효 전 부의장이 뽑혔다. 하지만 부의장에는 더민주 심경숙 의원이 선출됐다. 더민주당은 상임위 중 이른바 ‘노른자위’로 불리는 도시건설위원장(임정섭)도 차지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의장단 후보에 이견을 보이면서 10명 중 7명이 불참하고 민주당 6명 전원과 새누리당 3명 등 9명만 참가해 선거를 치른 결과다.

김해시의회는 의장에 김명식 새누리당 의원, 부의장에 조성윤 더민주당 의원이 선출됐다. 그러나 새누리당 일부 의원은 자체 경선과는 다른 후보가 뽑혔다며 반발하고 있다.

부산 연제구의회는 지난달 30일 의장단 선거에서 새누리당 주석수 의장이 연임했다. 그러나 부의장에 더민주당 김봉석 의원, 사회도시위원장에 야권 성향의 무소속 노정현 의원이 뽑혔다. 이 같은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구성은 앞으로 집행부와 다수 의원이 포진한 새누리당과 긴장 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 경남도당 관계자는 “당론으로 의장후보 등을 결정했지만 이견을 가진 의원들의 반발로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더민주당 경남도당 김경수 위원장은 “지난 4·13 총선을 거치면서 지방의회 의원도 제 역할을 못하면 주민에게서 신뢰를 받지 못한다는 자성이 있었다”며 “민의를 대변하는 의회로 탈바꿈하자는 분위기가 이번 의장단 선거에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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