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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저축 드신 분들, 기대치 낮추셔야 겠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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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노후 대비와 세액공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연금저축. 가입자 수 680만 명, 적립금액 109조원(지난해 말 기준)에 달하는 인기 재테크 상품이다. 하지만 그 수익률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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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이경희 상명대 보험경영학과 교수가 보험연구원에 기고한 ‘연금저축상품의 장기 투자성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연금저축의 평균 수익률(납입 원금 대비)은 연 3.5%로 나타났다. 판매된 지 8년 이상 지난(2001~2007년 판매) 연금저축상품 286개의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7~2015년 기간 동안 정기예금(만기 1~2년 기준)의 평균 금리는 연 3.91%였다. 노후생활 준비를 위해 가입한 연금저축의 수익률이 은행 정기예금 금리에도 미치지 못했다.

8년이상 상품 연 평균 수익률 3.5%
최근 9년간 정기예금 금리 못미쳐
“10년 유지 필수, 갈아탈 땐 신중을”

금융권역별 수익률엔 큰 차이가 없었다. 생명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평균 3.8%)이 가장 높았고 이어 은행의 연금저축신탁(3.6%), 증권사가 판매하는 연금저축펀드(3.5%), 손해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3.1%) 순이다. 이중 연금저축펀드는 상품별로 수익률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성과가 가장 좋은 연금저축펀드는 연평균 12.2%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데 비해 가장 낮은 상품은 -3.1%였다. 은행권의 연금저축신탁은 2008년 이후 신상품 출시가 중단됐다.

2006년부터 10년간 꾸준히 연금저축에 매월 납입했다면 평균적으로 적립금을 얼마나 쌓았을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기준으로 10년 경과 시 적립률은 평균 115.1%였다. 연금 재원으로 쌓인 적립금이 납입한 원금의 1.15배란 뜻이다. 10년 적립률이 가장 높은 상품은 128.7%를 기록한 채권형 연금저축펀드였다. 최저 적립률의 상품 역시 연금저축펀드로, 원금 수준을 간신히 웃돈 101%에 그쳤다. 이경희 교수는 “금융회사는 세제혜택에 초점을 둔 마케팅에만 치중하지 말고 기존 상품의 유지 관리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금저축은 10년 이상 장기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가입하거나 상품을 갈아탈 땐 신중히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과거 수익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유지건수가 많고 유지율이 높아서 안정적으로 운용될 수 있는 상품을 골라야 한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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