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졸았나 안 졸았나…지난해엔 "졸았다"며 측근 숙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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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조선중앙TV 캡처]

지난 29일 최고인민회의가 열린 북한 만수대의사당의 주석단.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앉아 문서 자료를 손에 들고 한 장을 넘긴다. 그런데 안경을 쓴 김정은은 눈을 감고 고개를 살짝 위아래로 움직인다. 흡사 졸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다. 조선중앙TV가 방영한 약 25분 분량의 요약 녹화 중계 중 10분50초 정도에 나오는 장면이다. 카메라는 김정은이 눈을 감고 졸고 있는 듯한 모습을 5초 정도 계속 잡는다. 그러다 앵글을 참관인석으로 돌린다.

만약 김정은이 실제로 깜빡 졸았다면 영상 편집 과정에서 미처 삭제를 하지 못하고 그대로 해당 영상을 내보낸 셈이 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영상만으로는 김정은이 졸고 있는지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다”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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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은 지난해 4월, 자신이 주재하는 회의 석상에서 졸았다며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을 지시 불이행 및 태만 등의 사유로 숙청했었다. 국가정보원은 당시 현영철이 불경·불충죄로 공개 처형됐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현영철이 조는 모습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숙청 약 한 달 전인 3월26일자에 실리며 숙청의 명분쌓기로 해석되기도 했다.

전수진 기자, 윤민환 JTBC 모니터링요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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