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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개인 비서 '챗봇' 시대 성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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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챗봇의 시대가 오고 있다. 킥(kik), 페이스북 메신저, 위챗, 텔레그램,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를 이용해 제품을 사고, 항공권이나 택시를 예약하고 꽃을 주문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스마트폰에 각각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수십 개의 앱을 설치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질문에 답하고 쇼핑·예약도 가능
MS·페이스북 등 본격 개발 경쟁
카카오 등 한국 IT업체는 걸음마

챗봇은 메신저에서 사람이 묻는 질문에 사람처럼 응답할 수 있는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를 말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강서진 연구원은 “글로벌 메신저 업체들은 챗봇이 소비자와 기업을 잇는 플랫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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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메신저 업체들의 챗봇 서비스 진출이 빨라지고 있다. 이번달 16일 MS는 채팅앱을 만드는 ‘완드랩스’를 인수했다. 지난 4월 개발자 컨퍼런스를 연 페이스북은 다양한 챗봇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뉴시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16일(현지시간) iOS 채팅앱 ‘완드(Wand)’를 만드는 완드 랩스를 인수했다. 완드 개발팀은 MS 지능형 챗봇과 가상비서를 개발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MS는 2014년 5월부터 인공지능 기술과 검색엔진 ‘빙’을 결합한 중국어 챗봇 ‘샤오빙’을 서비스하고 있고, 2억 명 이상이 이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부터 챗봇 서비스를 시작한 중국 텐센트는 메신저 위챗을 통해 결제까지 가능하다.

지난 4월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페이스북의 개발자 회의인 ‘F8 2016’콘퍼런스에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가 챗봇으로 꽃배달을 요청해 배송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페이스북은 택시 예약, 주가 정보, 뉴스 추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챗봇을 개발할 수 있는 AI 개발 도구도 공개할 계획이다.

미국 젊은이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킥(실사용자 8000만 명 중 10대 사용자가 50% 차지) 메신저는 아예 ‘봇 숍(Bot Shop)’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H&M을 포함해 화장품 업체 세포라 등 50여 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독일의 텔레그램도 지난해 6월 챗봇 플랫폼을 발표했다. 구글도 챗봇 메신저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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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정보기술(IT)기업의 행보에 비해 한국은 챗봇의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강서진 연구원은 “인공지능 기술이 뒤쳐져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는 챗봇 시장에 진출하는 시기를 정하지 못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의 옐로우아이디 서비스가 챗봇 역할을 하고 있다”며 “카카오도 진화 단계이고 소비자의 니즈가 커지면 챗봇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의 옐로우아이디는 기업과 소비자의 1:1 채팅이 가능한 서비스지만, AI 기능이 접목되지 않았다. 효율성에서 챗봇보다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네이버 라인은 일본에서 택시를 예약할 수 있는 챗봇을 운영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번역 외에 챗봇 서비스가 없다. 라인 관계자는 “올 하반기 일본에서 기업들이 챗봇을 이용한 콜센터를 메신저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별다른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

※ 자세한 내용은 이코노미스트 1341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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